전성기 시절 박지성(32·PSV 에인트호번)의 골은 대부분 부지런함의 결과였다.

남들보다 한발 더 뛰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을 따라다니다 기회를 잡아 골망을 흔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뛰던 지난 2009년 아스널과 벌인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3대1 승)에서 넘어지면서 넣은 선제골이 대표적이다.

'그때의 박지성'이 돌아왔다. 그는 25일 오전(한국 시각) 헤라클레스 알멜로와 치른 네덜란드 프로축구 리그 복귀전에서 시즌 1호 골을 터트렸다. 2012년 1월 28일 FA컵 리버풀전 이후 575일 만에 본 골맛이었다. 네덜란드 무대에서 골을 넣은 건 2005년 5월 30일 암스텔컵(네덜란드 FA컵) 결승전 이후 8년 만이다. PSV는 0―1로 뒤진 후반 41분에 나온 박지성의 골로 1대1로 비겼다.

박지성은 이번 알멜로전을 벤치에서 시작했다. PSV 필립 코퀴(43) 감독은 오는 29일 AC밀란과 벌일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원정 2차전을 대비해 그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PSV는 전반 6분 알멜로의 레린 두아르테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PSV는 후반 중반까지 0―1로 끌려갔다.

박지성(PSV 에인트호번)이 25일 헤라클레스 알멜로와 벌인 네덜란드 프로축구 원정 경기 후반 41분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상대 수비의 마크를 뚫고 뽑아낸 박지성의 골 덕분에 팀은 1대1로 비겼다.

2004년까지 네덜란드 2부 리그 소속이었던 알멜로는 만년 하위권 팀이다. 지난 시즌은 리그 12위로 마쳤다. 이전까지 PSV는 49년간 알멜로에 진 적이 없었다. 코퀴 감독은 후반 21분 승부수를 던졌다. 경기 도중 발목을 다친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대신 아껴뒀던 박지성을 기용했다. '구원투수'가 등장하자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박지성은 경기장 곳곳을 휘저으며 흐름을 PSV 쪽으로 가져왔다.

후반 41분에는 직접 '골 사냥'에 나섰다. 스틴 슈아스의 패스를 오른발로 연결해 골문을 갈랐다. 집중력이 돋보였다. 3명에게 둘러싸인 수비 숲을 헤치느라 몸의 중심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도 슛을 시도했다. 박지성은 "당시 상대 수비수에게 밀려 넘어져 페널티킥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휘슬이 안 울려 끝까지 공을 찼다"며 "멋있는 골은 아니었지만 이번 골로 팀이 승점 1점을 획득해 의미 있다"고 말했다.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한 박지성에겐 찬사가 쏟아졌다. PSV 에인트호번 구단 페이스북에는 '박지성은 영웅'이라는 칭찬 글이 줄을 이었다. 맨유에서 함께 뛰었던 공격수 판 니스텔로이(은퇴)는 자신의 트위터에 'Ji Sung Park!!!!'이라고 감탄의 글을 썼다. 니스텔로이는 현재 PSV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는 중이다. 코퀴 감독은 "박지성은 선수로나 인간적으로나 수퍼 프로페셔널"이라며 "그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레버쿠젠의 손흥민(21)은 같은 날 묀헨글라트바흐와 벌인 독일 분데스리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43분까지 뛰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드리블 돌파와 예리한 패스로 팀 공격의 활로를 텄다. 레버쿠젠이 4대2로 이겼다. 박주호(26·마인츠)는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과 벌인 '코리안 더비'에서 웃었다. 왼쪽 측면 수비수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팀의 2대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선덜랜드의 지동원(22)이 2경기 연속 교체 출전했다. 사우샘프턴전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나와 경기 종료 때까지 뛰었다.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선덜랜드는 1대1로 비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