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주요 전형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게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이다.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다른 조건을 모두 충족해도 합격할 수 없기 때문. 지난 16일 서울 메가스터디 본사(서초구 서초동)에서 만난 김기한 메가스터디 교육연구소장의 조언에 따라 수능 점수대별 수시모집 지원 전략을 정리했다.
최상위권ㅣ논술우선선발·학생부중심 전형 노려라
최상위권 대학은 논술 중심 전형에서 수능 우선선발제를 실시한다. 수능 우선선발제란 각 대학이 설정한 수능 성적 기준 충족자를 추려낸 후 논술고사 성적에 따라 합격생을 가리는 방식을 가리킨다.
김기한 소장은 "우선선발 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합격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고 귀띔했다.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 등은 논술 전형 모집인원의 70%를 수능 우선선발제로 뽑습니다. 단 이들 대학의 수능 우선선발 조건은 인문계열의 경우 3개 영역 등급 합 4 이내, 자연계열은 수학·과학 등급 합 3 이내 수준으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이를 충족하는 학생은 몇 안 되기 때문에 우선선발 대상자가 되면 경쟁률이 10대1 미만으로 낮아지는 거죠." 단,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이 만점에 가까운 최상위권 수험생은 수능일 이후 논술 고사를 치르는 대학에 지원하는 게 좋다. 수시모집에 합격할 경우, 정시모집으로 더 좋은 학교에 지원할 기회 자체가 날아가버리기 때문.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중심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에 따라 학생부 반영 비율이 달라진다. 최저학력 기준이 높을수록 학생부 비중은 낮아지는 식이다. 김 소장은 "수능 성적에 비해 학생부 등급이 다소 낮은 특수목적고 출신 지원자라면 3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학생부 전형에도 지원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중상위권ㅣ학생부·논술 등 비중 높은 요소 공략
논술 중심 전형에서 수능 우선선발제를 실시하지 않는 대학도 2개 영역 등급 합 4 이내 정도의 최저학력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해당 성적대의 수험생은 같은 값이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있는 대학에 지원하는 편이 낫다. 김 소장은 "대학별 모의논술 문항이나 기출 문제를 확인해 자신에게 맞는 논술 전형을 찾아보라"고 귀띔했다.
2개 영역 2등급 정도의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학생부 중심 전형은 대개 단계별로 진행된다. 1단계 평가에선 학생부 성적으로 2단계 합격생을 걸러낸다. 따라서 해당 전형 지원자는 전년도 1차 합격생과 자신의 학생부 등급을 비교해보는 게 좋다. 원서 접수 시기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올해는 건국대·동국대·숙명여대·광운대 등이 수능일 이후 원서 접수를 시행한다. 김 소장은 "학생부 성적은 좋지만 수능이 중상위권인 수험생은 수시 지원 기회(총 6회) 중 한두 개를 '수능일 이후 지원'용으로 남겨두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공적성고사 전형 모집인원은 1만6004명으로 지난해보다 4179명 증가했다. 동덕여대·울산대·홍익대(이하 세종캠퍼스) 등이 전공적성고사를 도입한 데 따른 변화다. 금오공대·동덕여대·홍익대 등은 올해부터 새롭게 수능 최저학력기준제를 도입했다. 경기대·세종대·한국외대(글로벌캠퍼스, 일반선발)·가톨릭대·강원대·고려대(세종캠퍼스)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저학력 기준을 산정했다. 수준은 대부분 2개 영역 3등급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수능 미반영 전형ㅣ'정시 대비' 감안해 준비 필요
전형에 따라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논술 전형의 경우 가톨릭대·광운대·국민대·동국대 등은 일정 인원에, 덕성여대·인하대(1차)·한국항공대는 전 인원에 각각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전공적성고사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 중에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설정하지 않은 곳이 꽤 된다. 한양대(에리카캠퍼스)·가천대·동덕여대 등은 일부 인원을 전공적성평가 성적으로만 선발한다.
일부 서울 상위권 대학은 수능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학생부 전형을 실시한다. 해당 전형은 (면접과 비교과 내역 반영 비율이 높은)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진행된다. 수험생의 전공적합성과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조치다. 대표적 예로 △성균관대 성균인재(우선선발) 전형 △한양대 학업우수자(우선선발) 전형 △이화여대 지역우수인재 전형 △경희대 학교생활충실자 전형 등을 들 수 있다. 다만 김 소장에 따르면 이들 대학 지원자도 수능 공부를 놓아선 안 된다. 그는 "수능 성적 없이 논술고사 성적으로만 합격하는 신입생은 2000명이 채 안 된다"며 "정시모집 지원을 염두에 둔다면 수능 준비 병행은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