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이 극중 커티스 역할을 국내 배우 강동원이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봉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원작자와 함께 하는 ‘설국열차’ GV 시사회에서 영화 속 캐릭터들의 국적을 바꾼다면 어떻게 캐스팅하고 싶은가를 묻는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해 강동원을 언급한 것.

봉 감독은 “송강호 역할은 윌리엄 H. 메이시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틸다 스윈튼의 메이슨 역할은 성별을 다시 남자로 바꿔 오광록 선배가 하면 어울릴 것 같지만 연설 신에서 그 대사를 다 소화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질까 걱정이다”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특히 “크리스 에반스 역할은 외로운 느낌이면서도 멋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강동원 씨가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에반스가 연기한 커티스 역은 영화 속 꼬리칸의 리더로 반란군을 이끌고 앞칸으로 전진하는 영화 속 주인공이다. 강동원은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독특한 분위기로 사랑 받는 충무로 대표 배우다.

이 밖에도 이날 봉준호 감독은 “7년 전에 처음 만났던 원작자 분들과 같이 영화를 보고 관객 분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는 게 참 신기하고 기쁘다. 80년대 이 만화가 처음 나왔을 때 나는 중학생이었고, 크리스 에반스는 아주 어렸고, 틸다 스윈튼은 데릭 저먼 감독과 열심히 영화를 찍고 있었을 거고, 박찬욱 감독은 충무로에서 어느 영화인가의 연출부였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작은 출판사에서 원작을 출판하고, 나는 평소처럼 만화 가게를 어슬렁거리다가 이것을 보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 영화를 찍게 되었고, 마침내 이런 시간까지 왔다는 모든 게 신기한 일처럼 느껴진다”는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