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자신이 다니던 성당의 벽화를 손보려다 망친 할머니가 그 그림이 오히려 유명세를 타면서 돈도 벌고 개인 전시회도 열게 됐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13일 보도했다.
스페인 북동부 소도시 보르자에 사는 세실리아 히메니스(81) 할머니는 1년 전 습기로 훼손된 마을 성당의 프레스코 벽화를 손수 복원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그림 공부를 해 본 적 없는 그는 왕관을 쓴 예수의 얼굴을 마치 원숭이처럼 망가뜨려 놓았다. 그런데 이 우스꽝스럽게 변한 그림이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를 직접 보기 위해 인구 5000명 작은 마을에 지난 1년간 관광객 4만명이 몰렸다.
시(市)는 1인당 입장료 1유로(1500원)를 받았다. 또 히메니스의 그림을 새겨 넣은 컵과 접시 등 기념품도 판매했다. 그렇게 올린 수익금이 지난 1년간 5만유로(7400만원)가 됐다. 시는 그 돈을 저작권료 차원에서 히메니스와 일정 비율로 나눴고, 수익금을 60세 이상 노인복지에 사용하기로 했다.
히메니스는 자신이 평소 그렸던 그림 20여점을 모아 이번 달에 전시회도 열었다. 그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내 그림으로 모든 사람이 행복을 느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