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샬토 코플리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영화 '엘리시움'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3.8.14 머니투데이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한국은 할리우드 밖에서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영화를 만들어 전 세계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게 한다. '올드보이'와 '강남스타일'이 해낸 일이다."

'디스트릭트 9'에 이어 '엘리시움'까지 닐 블롬캠프 감독의 영화에 연달아 출연한 남아공 출신 배우 샬토 코플리가 14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샬토 코플리는 '디스트릭트 9'에서 주인공 비커스 역으로 열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까지 오른 배우다. 그는 최근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에 캐스팅됐다. 유지태가 연기한 이우진 역인 아드리안 프라이스 역으로 악역 연기를 맡았다.

샬토 코플리는 "사람들은 뭔가 색다른 걸 보고 싶어한다. 할리우드도 점점 그 사실을 깨닫고 있고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한국영화의 의의를 짚어줬다. 그는 "'올드보이'는 워낙 잘 만든 영화라 그걸 능가할 수는 없다. 유지태가 했던 한국 악역과는 비교가 불가능하게 아예 색다르고 독창적으로 연기하려 한다"고 연기 방향을 밝혔다.

할리우드 배우 샬토 코플리, 맷 데이먼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영화 '엘리시움'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8.14 머니투데이

샬토 코플리는 '엘리시움'에서 엘리시움의 장관 델라코트(조디 포스터 분)의 명을 받는 지구 용병 크루거로 분해 맷 데이먼과 대립을 이뤘다. 샬토 코플리는 특유의 악센트가 영화 속에서 나온 것에 대해 "색다른 악역을 만들고 싶었다. 독특한 악센트를 사용한 건 다분히 의도적이었다"며 "실제로 남아공 백인에 대한 편견을 이용해 캐릭터를 설정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다"고 언급했다.

닐 블롬캠프 감독이 15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는 샬토 코플리는 "같은 국가 출신이라는 게 장점이 많다. 빈부격차에 공감을 갖고 있고 편집 스타일, 음악 등 영화 취향이 비슷해서 같이 일하기 편하다"고 감독과의 친분을 드러냈다.

감독과 꾸준히 장난을 쳐왔다는 그는 "닐이 '이번에는 네 얼굴을 날려버리고 싶다'고 얘기하면서 희한하게 즐거워했다"면서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사이라 재밌게 촬영했다"고 뒷얘기를 공개했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샬토 코플리는 팬들이 따뜻한 환대를 해줬다면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악랄한 악역으로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샬토 코프리의 연기는 29일 개봉하는 '엘리시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