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환경보호 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지정하고 2015년까지 관련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고 1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주력 산업이 되면 정부로부터 세금 우대와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극심한 환경 오염으로 시민들의 피해와 원성이 커짐에 따라 중국 정부도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이날 중국 국무원은 2015년까지 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과 관련된 환경보호 산업 시장 가치를 4조5000억위안(약 818조7300억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투자 계획을 제대로 이행한다면 2015년까지 매년 환경보호 산업 시장 규모가 15%씩 성장하게 된다.
이번에 새로 내놓은 환경보호 산업 정책은 이전보다 더 강화된 것이다. 이미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환경 보호를 위해 2조3000억위안(약 418조원6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 있었다. 이번에 규모를 더 늘렸다.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기업 규제 방침도 지금까지는 중국 지역 기업으로 한정됐지만 해외 기업들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자연 친화적인 교통수단과 대기·수질·토양 오염 관리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국무원은 밝혔다.
단기간에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룩한 중국은 환경오염 문제로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북부 지역 도시 스모그가 야외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해지면서 환경 오염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이어 3월에는 상해 지역 식수를 공급하는 황푸강에 환경 오염 때문에 폐사한 돼지 무리가 떠내려오며 시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일자에 에드워드 웡 베이징 특파원의 현지 생활기를 실어 중국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알렸다. 베이징에 부임하기 전 3년 반 동안 이라크에서 특파원으로 일한 웡 특파원은 "중국의 환경 오염 때문에 이라크에서 지내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공포를 느끼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중국 거주민의 숨 쉬는 공기와 마시는 물, 먹는 음식에 대한 걱정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원자력 재앙으로 인해 방사능 노출 공포가 도사린 러시아 체르노빌이나 일본 후쿠시마에 사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웡 특파원은 "2008년 설치한 공기청정기 필터를 지난 4월 처음으로 꺼냈는데, 어마어마한 먼지가 달라붙어 있었다"며 "9개월 된 딸을 밖에서 뛰어놀게 하고 싶지만, 중국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7일 중국 환경보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베이징 대기 상태가 '안전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은 날이 전체의 60%를 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하버드 보건대학원이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실은 논문에 따르면, 2010년 중국에서 환경 오염으로 때문에 발생한 조산아가 120만명에 이른다. 이는 2010년 세계 전체 조산아의 40%에 달하는 수치라고 NYT는 전했다.
입력 2013.08.12. 15:17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