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LA 에인절스 알버트 푸홀스(33)도 약물 루머에 휩싸였다. 물증은 없고 어디까지나 심증일 뿐이지만, 그 대상이 푸홀스라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SPN을 비롯해 미국 스포츠전문매체들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푸홀스의 약물 의혹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발단은 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출신으로 통산 340홈런을 터뜨렸으며 LA 다저스에서 타격코치도 지낸 잭 클락이 세인트루이스 지역 라디오 방송에서 "푸홀스의 약물 복용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지난 2000년 다저스에서 타격코치로 재직할 당시 클락이 푸홀스의 개인 트레이너였던 크리스 밀펠드로부터 그가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는 사실을 직접 들었다는 것이다. 밀펠드는 지난 2006년 성장호르몬 불법 복용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퇴출된 투수 제이슨 그림슬리 재활을 도운 전례도 있다. 이 때문에 당시 한창 전성기였던 푸홀스도 잠깐 약물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클락의 이야기에 푸홀스 측에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푸홀스의 에이전트 댄 로자노는 클락의 이야기에 대응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 듯 언급 자체를 거부했다. 하지만 밀펠드는 ESPN을 비롯해 각 언론사에 직접 글을 보내 '푸홀스는 결코 약물과 관련없는 선수이며 클락의 음해일 뿐'이라고 받아쳤다.

푸홀스가 18살 때부터 알고 지냈다는 밀펠드는 "나는 클락과 이야기를 하지 않은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푸홀스는 결코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 내 인생을 걸고 말할 수 있다. 만약 푸홀스가 약물을 복용했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죽을 것이다. 클락은 과거에도 나와 푸홀스를 음해했다. 우리는 그가 더 이상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고 항변했다.

지난 2001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신인왕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푸홀스는 2005·2008·2009년 3차례나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다. 2001~2010년 10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으로 파괴적인 꾸준함을 자랑하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은퇴 후 명예의 전당행이 유력한 현역선수로 꼽힌다.

푸홀스는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FA가 돼 에인절스와 10년간 총액 2억4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타율 2할8푼5리 30홈런 105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99경기에서 타율 2할5푼8리 17홈런 64타점에 그친 뒤 지난달 말 왼쪽 발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돼 에인절스의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메이저리그는 최근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라이언 브론(밀워키) 넬슨 크루스(텍사스) 등 스타선수들의 금지 약물 스캔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000년대 최고타자로 군림한 푸홀스 약물 루머가 루머일지라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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