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투 마더스 ㅣ 앤 폰테인
영화 '투 마더스'는 서로의 아들과 사랑에 빠진 두 엄마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쫓기 위해 이야기의 개연성 등 일부 요소를 포기한 영화처럼 보인다. '또 다른 엄마 같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두 아들의 감정은 너무나 갑작스럽고, 갓난아기 때부터 봐 온 친구의 아들에게 사랑은 느끼는 두 엄마의 캐릭터를 이해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단짝 친구로 지낸 릴(나오미 왓츠)과 로즈(로빈 라이트)는 결혼 후에도 가까운 곳에 살며 일상을 나눈다.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릴과 아들 이안(자비에르 사무엘)은 로즈와 그녀의 아들 톰(제임스 프레체빌)과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며 슬픔을 치유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안은 로즈에게 숨겨왔던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고 로즈는 이를 받아들인다. 친구 이안과 엄마의 관계를 목격한 톰은 릴에게 찾아가고, 릴과 톰 역시 서로에게 강하게 끌린다.
마치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의 막장 드라마가 그렇듯 무리해 보이는 설정 속에는 그 상황에 있음직한 인간적인 갈등이 녹아 있어 이 영화는 이런 성근 이야기로도 관객을 사로 잡는다.
두 엄마 릴과 로즈는 사랑하는 모든 연인이 느끼는 그 감정을 경험한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기도 하고, 성장하는 이안과 톰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것에 불안해 한다. 그리고 하나 더 이들이 견뎌야 할 것은 두 아들이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것을 보고 싶은 엄마로서 욕망이다. 두 엄마의 이런 복합적인 감정은 영화 내내 갈등한다.
과도해 보이는 멜로 소재이지만 영화가 흘러가는 동안 관객은 선정적이거나 외설적인 감정을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다. 소재는 파격적이지만 영화의 배경이 된 호주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은 도무지 생각하기 어려운 이 스토리를 관객이 몽롱한 상태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적절히 요리해 놨기 때문이다.
또 영화에 꽤나 자주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한 바다 위 나무 뗏목은 이 이야기가 '그들 만의 세상'에서는 가능한 사랑 이야기인 것 같은 착각을 하게도 한다. 엄마의 내적 갈등을 가슴 저미게 절절하게 표현하기 보다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배우들의 연기도 한 몫 한다. 2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11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