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비료업계의 오펙(OPEC)으로 불리던 카르텔이 무너졌다. 비료업계의 '사우디아라비아'로 꼽히는 세계 최대 비료업체인 러시아의 우랄칼리가 탈퇴를 선언하면서, 세계 비료 가격이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우랄칼리는 비료업계 양대 카르텔 중 하나인 '벨라루스 탄산칼륨 코퍼레이션(BPC)'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같은 카르텔 회원인 벨라루스 파트너가 비료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협약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우랄칼리 최고경영자(CEO)인 블라디슬라브 바움거트너는 이날 "BPC의 협력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함께 카르텔에 속해 있는 벨라루스칼리가 합작 회사를 통하지 않은 채 비료를 공급했다"고 비난했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우랄칼리가 자체 거래 회사를 통해 비료를 판매하고 생산능력을 100% 가동하면 탄산칼륨 가격이 현재 톤당 400달러 수준에서 톤당 300달러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랄칼리는 올해 1050만톤, 2015년까지 1400만톤의 비료를 판매하겠다는 매출 목표도 세웠다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비료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북아메리카 지역 카르텔인 칸포텍스(Canpotex)와 함께 세계 비료업계를 쥐락펴락해 온 대형 카르텔이 깨졌기 때문이다. 이들 카르텔은 그동안 수익을 지키기 위해 생산비용보다 비싼 수준으로 비료 값을 유지해 왔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제레미 레데니우스는 "이번 사태는 OPEC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탈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했다. BMP 캐피털의 조엘 잭슨 애널리스트는 "BPC의 붕괴는 우리가 그동안 알고 지냈던 비료 세계의 종말"이라고도 표현했다.
이날 우랄칼리의 카르텔 탈퇴 선언에 비료업체들의 주가도 일제히 곤두박질 쳤다. 우랄칼리의 주가가 17% 하락했고, 캐나다 최대 비료업체 포타시코퍼레이션의 주가가 23% 내렸다. 미국 비료업체 모자이크의 주가도 22% 급락했다. 비료 카르텔에 속해있지 않은 독일 비료업체 K+S의 주가도 덩달아 21% 하락했다고 FT는 전했다.
입력 2013.07.3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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