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만든 첫 태블릿 '서피스'의 첫 1년 성적이 공개됐다.

MS는 지난 30일(현지시각)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간 사업보고서(2012년 7월~2013년 6월)에서 서피스 매출로 연 8억5300만달러(9532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과거에 마우스나 키보드 등 하드웨어에 대한 매출을 한번도 공개한적이 없는 MS가 서피스 매출을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서피스RT 한 대 가격(499달러)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지난 1년간 판매수량은 약 170만대로 추산된다. 블룸버그 통신도 올해 3월에 보도한 기사에서 서피스 판매량이 150만대라고 추정한 적이 있다. 애플이 지난 한 분기(4~6월)에만 146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한 것과 크게 차이가 난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서피스는 MS의 윈도8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해 MS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조한 첫 태블릿 제품이다. 작년 6월에 서피스를 공개하면서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윈도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디바이스(기기) 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MS의 시도라고 밝혔다. MS는 작년 10월부터 서피스 판매에 돌입하면서 애플, 삼성전자가 경쟁하고 있는 태블릿 시장에 본격 진출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올해 2분기 스트래티지틱스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4.5%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0%에 비해 증가한 것이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 태블릿(67%)이나 아이패드(28%)에 비해선 크게 뒤떨어진다.

서피스 부진은 MS의 실적도 갉아먹고 있다. MS는 최근 분기(4~6월) 실적을 공개하고 매출 199억달러, 순익 49억7000만달러(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MS는 지난 분기 '서피스RT' 재고 때문에 9억달러(1조원)를 손실 처리했다. 급기야 MS는 이달 초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서피스 판매 가격을 150달러까지 인하하기도 했다.

SA는 "서피스는 여전이 윈도8 OS에 애플리케이션(앱)이 충분치 않은 것이 문제"라며 "서피스RT 가격을 150달러까지 끌어내리면서 3분기(7~9월)에 태블릿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