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안면도 사설 해병대 캠프사고 피해자 유족들이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충남 공주사대부고 재학생 5명의 유가족들은 20일 오후 임시빈소가 마련된 태안보건의료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가족 대표인 고 진우석(17)군의 누나 진달래씨는 "해병대 캠프 사망자 유가족 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 "공부 밖에 모르던 아이들이 살아 돌아올 수 없게 됐다"면서 "비극적인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아이들의 원한을 풀지 못한다면 장례식은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병대'를 사칭한 사실 캠프를 모두 중단시킬 것과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통해 사망자들의 원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진씨는 이날 기자회견 도중 "동생은 꽃다운 17살의 나이에 차가운 냉동고에 안치돼 있다"며 울음을 터트려 슬픔을 참지 못하는 유가족의 비통함을 그대로 전했다.
유족들은 또 교육부가 사고 수습에 적극 나서는 등 사태 처리에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아이들은 그냥 물에 빠진 것이 아니라 인권이 유린당한 채 사지로 내몰린 것"이라면서 "유족들의 외롭고 힘든 싸움에 국민과 인권단체가 나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유족들이 장례를 무기한 연기함에 따라 이날 공주사대부고에 설치될 예정이던 분향소 등 장례절차는 중단됐다.
한편 경찰은 공주사대부고 교장을 비롯해 인솔 교사 4명에 대해 조사를 벌여 이 가운데 선임 교사 1명을 입건했다. 사고 당시 바닷가 훈련 현장이 아닌 인근 식당에 있으면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경찰은 또 훈련 기간 동안 안면도 사고 해역 인근에 설치된 CCTV에 촬영된 영상들을 확보해 교사 등의 행적을 확인 중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문제의 캠프를 운영한 B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B업체에 프로그램을 위탁한 A업체의 이사와 관리과장 등에 대해 안전관리 이행 여부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이 날 캠프 훈련 본부장 A(44) 씨와 교관 B(30) 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