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내 천만냥 빚을 탕감해주셨듯 저도 여러분이 제게 진 빚도 모두 탕감해 드리겠습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리에 서도중앙교회 예배당이 지어지게 된 계기는 '부자들의 자발적 빚 탕감' 사건이었다. 1917년 지역 유력자였던 박씨 집안 사람들이 가난한 이들을 모아 놓고 성서의 가르침을 따라 빚 문서를 모두 불살라버린 것이다.
주문도의 첫 기독교 신자였던 뱃사람 출신 김근영의 열정적 전도와 교육·항일 활동으로 주민들의 마음을 얻어가고 있던 때였다. 마침내 1923년 여름 교인들이 1원씩 헌금해 마련한 7000원으로 교회 건물이 지어진다. 지금도 주문도 159가구 주민 전체가 다 교회에 나온다고 한다. 한국 개신교 역사는 120년을 훌쩍 넘겼지만, 지은 지 80년 이상 된 교회 건물은 전국에 채 서른 곳도 남아 있지 않다.
강화 교동교회 구본선 목사와 사진가 장석철씨가 직접 발품을 팔아 이야기를 모아 펴낸 '한국 교회 처음 예배당'(홍성사)엔 그중 24곳의 이야기가 소박한 옛 모습 그대로의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초기 한국 기독교 역사에 정통한 감신대 이덕주 교수가 감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