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새우 수출국인 태국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면서, 새우값이 치솟고 있다. 조기폐사증후군(EMS)이라고 불리는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인해, 새우가 집단폐사하면서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태국에서 발생한 EMS 전염병 때문에 올해 새우의 생산량이 40% 급감했고, 미국 내 새우 가격이 20%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번 새우값 폭등이 미국내 식료품, 레스토랑 체인 등의 이익에 타격을 주면서,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태국의 최대 새우 수출업체인 태국냉동식품조합은 올해 태국의 새우 생산량은 약 25만톤으로, 지난해(55만톤)에 비해 30만톤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새우값은 kg당 215바트(약 6.9달러·7766원)로 올해 1월kg당 150바트(약 4.81달러·5418원)보다 43.4% 오른 상태다.
 
WSJ는 태국이 약 30% 점유율로 세계 최대의 새우 수출국(2011년 기준 600만톤 수출)인 만큼, 가격 급등이 전 세계 새우산업과 식탁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새우요리 전문식당 부바검프쉬림프(Bubba Gump Shrimp)와 맥코믹앤쉬크(McCormick & Schick's) 등을 보유한 랜드리사(社)의 릭 리엠 최고대무책임자(CFO)는 "현재 태국 이외의 국가에서 새우를 수입하고 있으며, 메뉴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태가 장기화 될 경우 선택적으로 가격을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흰다리 새우 가격 변동 추이

현재 미국에서 소비되는 새우의 64%는 태국산이다. 전염병 이후 지난해 미국의 새우 수입량은 300만파운드(lb·약 1361톤)로 2011년(410만파운드·1860톤)보다 27%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23% 가까이 줄었다.
 
상황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올해 태국이 독일 등 주요 유럽연합(EU) 15개국에 수출한 새우수출액은 1~5월까지 4660만달러(약 525억원)로 지난해보다 40.3% 감소했다.
 
챈시리 트렙홍 태국냉동식품조합 회장은 "EMS로 인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4% 줄었다"며 "올해 매출과 이익도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MS는 지난 2009년 중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를 거쳐 태국까지 확산됐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는 EMS가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새우에게는 사망률이 70%가 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라고 설명했다. EMS는 생후 30일 이내의 어린 새우에게 감염돼, 간췌장(hepatopancreas·새우 등 절지동물에 간과 췌장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포유류는 간과 췌장이 분류돼있다)이 괴사하면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전염병이다.
 
현재 새우의 집단폐사와 관련해 애리조나대학(AU) 연구원들이 EMS때문이라는 것을 발견했지만, 발병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연구 중인 상태다.
 
WSJ는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식탁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슈퍼마켓 체인의 크루거의 대변인은 "새우 공급 부족은 우리를 포함해, 전체 유통업체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인트 후이스에 본사를 둔 무역그룹 글로벌 아쿠아컬쳐 얼라이언스는 EMS로 인해 아시아의 새우 산업은 연간 10억 달러(약 1조1260억원)의 피해를 볼 것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