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선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전임연구원

인류는 자신들의 생활 공간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지형이나 기후에 맞게 건물을 짓는 건 기본. 최근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거나 독특한 설계가 도입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혹자는 건축을 생물에 비유하기도 한다. '건물 한 채가 완성되기까지의 절차가 생명체의 생장 과정과 흡사하다'는 이유에서다. 건축은 그만큼 역동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주택·아파트·빌딩·공장 등 하나의 건물을 완성하려면 다방면의 전문가 참여가 필수다. 당장 손에 꼽을 수 있는 직업만 해도 △건물을 계획·설계하는 건축사 △건축물의 구조설계를 담당하는 건축구조설계기술자 △건물이 설계대로 시공되는지 여부를 감시하는 건축감리사 △건설 자재 품질을 측정·검사하는 건설재료품질시험원 △건축물을 직접 시공하는 건설기능공 △건설기능공을 관리·감독하는 건축시공기술자 등 여럿이다.

건축공학기술자는 건축물 관련 공사를 관리·감독하는 직업이다. 이들은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를 관련 분야 기술자와 협의, 해결한다. 또한 건축물을 설계도면대로 구현하는 데 필요한 세부 공정을 마련하는 한편, 건축주가 제시한 예산 범위 내에서 공사를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공사 기간 중 인근 지역 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소음·진동·비산먼지 등 현장 내 환경친화적 요소를 제어하고 무재해 공사 달성을 목표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건축 공사 현장엔 건설 중장비 등이 많아 안전사고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해거름까지 이어지는 공사의 특성상 출근 시간은 이른 편. 정해진 기간 내 공사를 마치려면 연장 근무도 잦다. 건설 현장이 거칠고 힘들다 보니 종사자의 대다수는 남성이다. 여성은 견적·공무 등 내근 부서에 배치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얼마 전 모 대형 건설사에서 여성 현장소장이 탄생하는 등 최근엔 능력만 있으면 성별에 관계없이 중용되는 추세다.

건축공학기술자는 보통 (전문)대학 건축공학 관련 학과를 졸업한 후 건설·엔지니어링 회사나 건축공사 전문 업체 등에 입사해 실무 경력을 쌓는다. 취업 시 관련 분야(건축·구조·설비·건설재료시험 등) 기술사·(산업)기사 자격증 소지자에겐 추가 혜택이 주어진다. 구조역학·건축재료(설비) 등 공학적 지식은 필수이며 △공간 지각력 △대인관계 능력 △리더십 등을 겸비하면 더욱 좋다.

건축공학기술자의 일자리 수요는 부동산 경기에 크게 좌우된다.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추진 등의 여파로 미분양 아파트가 다소 줄긴 했지만 건설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최근 유시티(U-city)나 친환경 빌딩 등 정보통신·대체에너지 기술이 건축에 속속 접목되는 현상은 고무적이다. 추후 건축공학기술자를 꿈꾼다면 공정관리기법·시공공법·구조기술·건설자재 등 관련 분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