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길을 지나갈 때면 유독 신호에 걸리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특히 교차로에서 가끔씩 좌회전 표시 없이 빨간불(정지신호)에서 파란불(직진신호)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이는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좌회전 감응신호' 때문이다. 만약 좌회전 차량이 없으면 좌회전 신호를 건너 뛰고 바로 직진신호가 켜진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신호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것이다.

서울시는 통행량, 보행자 수, 시간대별 교통상황 등을 반영해 과학적으로 운영되는 교통신호등 운영방식을 5일 공개했다.

서울시에는 3670개의 신호등과 신호제어기가 있다. 서울시는 시간당 600대 이상의 차량이 통과하고, 150명 이상의 보행자가 다니는 교차로에만 신호등을 세운다. 또한 교통사고가 1년에 5회 이상 발생하거나 학교 앞 3㎞ 이내, 어린이 보호구역 안에 있는 초등학교·유치원의 출입구 인근 횡단보도에도 신호등을 세운다.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널 수 있는 보행자 신호시간은 서울시내 왕복 4차선 도로(12?) 기준으로 19초다. 초기 진입시간 7초에다 횡단거리 1?당 1초씩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실제 운영은 도로 교통량, 보행자, 운전자의 특성을 고려해 시간대·지역별로 다르다.

예를 들어, 광화문 사거리에 있는 신호등의 경우 출·퇴근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보행자의 통행이 많은 시간대에는 정지신호를 길게 줘서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시간을 많이 주고, 그 외 시간대에는 정지신호를 짧게해 차량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하는 식이다.

또한 최근에는 실시간 제어방식도 도입돼 운영된다. 실시간 제어 방식은 현재 ?좌회전 감응신호와 ?전체 도로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완전대응신호 두 가지가 있다. 완전대응신호는 아직 실전배치되지 않은 상태지만, 좌회전 감응신호는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 관악구 숭실대 입구 사거리 등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신호등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서울시 뿐"이라며 "각종 신기술을 이용해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