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중학교 1학년 이모(14)군은 중학생이 되면서 스마트폰을 갖게 됐다. 이군의 학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이군은 교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카카오톡(인터넷 대화 프로그램)으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게임도 한다. 집에서 저녁을 먹을 때도 부모 얼굴은 안 보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부모가 불러도 대답도 잘 안 했다. 참다못한 이군의 어머니는 이군의 스마트폰을 압수했다. 이군이 엉엉 울면서 스마트폰을 돌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엄마는 들어주지 않았다. '이제 스마트폰이 없으니 괜찮아지겠지' 하는 부모의 생각은 빗나갔다. 이군은 스마트폰 대신 아이패드로 자기 방에서 밤새 게임을 하고 인터넷 서핑을 했다. 이군의 부모는 결국 올 2월 이군을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데리고 가 스마트폰 중독 상담을 받게 했다.
이군처럼 스마트폰 때문에 일상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는 '스마트폰 중독 학생'들이 약 18%에 달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5~6월 전국의 초4·중1·고1 171만98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 습관을 처음으로 전수(全數)조사한 결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학생 133만8000명 가운데 24만명(18%)이 중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스마트폰 중독은 스마트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금단(禁斷) 현상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스마트폰 중독은 학년이 높을수록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 4학년의 중독률은 3.8%, 중학교 1학년은 20%, 고등학교 1학년은 23%였다.
최요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사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사준 후에는 인터넷 사용량을 제한하는 요금제에 가입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을 어디에 많이 썼는지를 알려주는 앱을 깔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