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를 전수해준 게 고마워서 '감귤 모찌' 요리법을 가르쳐주러 왔습니다."
24일 오전 10시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2리 마을회관 앞 '무릉외갓집 카페'.
일본 규슈 아마쿠사 지역의 유명 요리사이자 아마쿠사시 관광협회장을 맡은 치하라 미쓰아키(55)씨가 감귤을 끓여 만든 감귤즙을 찹쌀 반죽에 섞으며 일본 전통 모찌(떡) 요리 과정을 설명했다. 무릉2리 부녀회원들은 치하라 미쓰아키씨의 능숙한 손놀림을 지켜보며 요리법을 꼼꼼히 메모장에 적었다. 이어 치하라 미쓰아키씨가 직접 보여준 모찌 요리 순서에 따라, 껍집을 벗겨 낸 감귤 과즙 알맹이를 모찌 속 팥과 정성스레 혼합하고 삶은 반죽으로 감쌌다.
이날 열린 일본 전통 감귤모찌 요리법을 전수하는 자리는 제주올레의 인연으로 마련됐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는 작년 2월부터 일본 규슈 지방에 제주올레를 수출하기 시작해 현재 8개 코스를 개설했다. 규슈 지방에 올레가 개설된 이후 1년 동안 1만40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감귤 모찌 전수식은 이렇게 고마운 제주올레에 대한 보답인 셈이다.
치하라 미쓰아키 회장은 아마쿠사시에 있는 규슈올레 2개 코스(이와지마올레, 마츠시마올레) 탐사에 직접 참여할 정도로 올레 길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 호텔 쇼센카쿠 로망관의 수석요리사로 활동하며 감귤소스를 활용한 간장소스를 개발하는 등 아마쿠사 지역의 대표 요리사로 알려졌다.
치하라 미쓰아키씨는 이날 오후에는 제주시 한림읍으로 자리를 옮겨 한림읍주민자치위원들을 대상으로 일본 전통 어묵 요리법을 전수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일본식 '감귤모찌'와 '전통 어묵'을 제주올레 특산품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감귤모찌'는 제주올레의 대표적 지역활성화 사업인 '1사(社) 1올레'를 통해 탄생해 농수산물 직거래 서비스를 활발히 펼치고 있는 '무릉외갓집'(제주올레 11코스, 14-1코스)이 맡는다. 현춘옥(54) 무릉2리 부녀회장은 "올레 길을 걷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요리 체험과 현장 판매, 온라인 판매를 통해 현재 영농법인으로 운영 중인 '무릉외갓집'의 대표 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식 어묵'은 한림읍 주민자치위원회가 제주올레 15코스 종점인 한림항 매표소에 판매점을 열어 지역 수익사업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일본 아마쿠사 지역의 인기 상품인 감귤모찌와 일본 전통 어묵이 제주올레길을 타고 규슈에서 무릉과 한림지역으로 전달됐다"며 "전수된 요리법이 제주 마을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