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봉한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의 새 영화 ‘월드워Z’는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는 좀비에 인류가 맞서 싸우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2006년 출간되자마자 미국 최대 온라인서점 아마존닷컴에서 50주간 전쟁 부분 1위를 차지한 미국 작가 맥스 브룩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눈에 띄는 것은 극중 UN 조사관 역으로 나오는 브래드 피트가 좀비 바이러스의 원인을 찾고자 맨 처음 방문하는 곳이 바로 한국 평택이라는 것이다.
브래드 피트는 전 세계 사람들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로 향한다.
전 세계에서 원인 모를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상황에서 평택에 주둔하는 미군으로부터 감염된 사람들이 좀비가 된 것 같다는 보고서가 최초로 미국에 올라왔고 브래드 피트는 그 단서를 잡기 위해 평택을 찾는다는 것이다.
왜 하필이면 평택이었을까? 물론 원작 소설에서는 전 세계 도시에서 각 나라의 공항과 공항을 통해 수십억명 사람들이 좀비가 된다는 줄거리이기 때문에 다양한 도시가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자 마자 주인공이 곧바로 평택을 찾도록 시나리오가 각색된 것은 한국 시장의 티켓 파워를 고려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브래드 피트는 ‘월드워Z’의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월드 투어에서 지난 11일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국만 아들과 함께 방문해 청계천에서 팬미팅 행사를 가졌다.
개봉 순위에서도 한국은 영국, 호주 등과 함께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월드워Z’가 개봉된 국가이기도 하다.
제작사 파라마운트사는 이번 주부터 독일과 이탈리아, 러시아, 브라질과 멕시코 등에서 차례대로 ‘월드워Z’를 개봉할 예정이다. 제작사 측에 따르면 개봉 첫 주 성적도 한국이 단연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최대 흥행작 ‘아이언맨3’의 경우에는 지난 4월 25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하는 현지화 전략을 썼는데, 실제 아이언맨이 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 중 한국이 차지하는 부분은 해외 국가 중 1위였다.
할리우드 영화의 현지 시장 타깃화 전략은 이제 필수로 자리잡았다. ‘아이언맨3’는 거대 중국 시장을 고려해 스토리를 바꾸기까지 했다. 중국에서 개봉하는 ‘아이언맨3’의 스토리에만 극중 부상당한 주인공이 중국에서 치료를 받는 장면을 삽입한 것이다.
‘월드워Z’ 역시 마찬가지로 원작 소설에서는 최초 좀비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중국이 지목되지만 극중에서는 대만으로 설정이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16억 중국 시장의 소비자를 좀비 바이러스의 근원지로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북한 역시 ‘월드워Z’에서 빠질 수 없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지 않는 국가로 북한이 지목되는데, 그 이유는 2400만 인민 모두의 치아를 24시간만에 몽땅 뽑아버렸기 때문이라는 잔악무도한 설정이 등장한다.
극중 배우들은 이를 두고 “북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하는데 영화 전문가들은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식상해진 중동 테러리스트에 이어 신흥 악당으로 북한을 차용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백악관 최후의 날’은 아예 북한 악당들이 미국 백악관을 폭파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