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마라톤이나 철인 3종 경기 같은 극한 운동에 도전하는 중년이 부쩍 늘고 있다. 하지만 중년의 나이일수록 격렬한 운동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가 21일 보도했다.
미국의 철인 3종 경기 대표 주관사인 USA트라이애슬론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 운동에 도전하는 사람의 32%가 40~60대다. 하지만 40대 이상의 경우 심장마비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미 철인3종경기협회에 따르면 40~49세 선수들의 경기 중 사망률이 가장 높다. 관련 논문에 따르면 철인 3종 경기 도중 사망하는 선수 수는 마라톤 경기 중 사망자 수의 2배에 이른다.
철인 3종 경기의 경우 특히 첫 종목인 수영과 마지막 순서인 마라톤에서 사망할 확률이 높다. 처음과 마지막에 전력 질주를 하기 때문에 심박 수를 자극하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라톤 경기도 대회 참가자 수와 경기 도중 사망자 수가 매년 함께 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미국 장거리 마라톤 대회에 도전했다. 2000년 이후 두배가 넘게 증가했다. 뉴잉글랜드 의학 학회지에 따르면 지난해 장거리 마라톤 도전자 110만명 중 59명이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 중 51명이 남자였다.
미국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신체적 충격에 의해 심장마비가 갑작스레 일어날 확률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진다. 또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더 높다.
중년이 되면 동맥경화 같은 혈관 질환의 초기 상태에 진입하기 때문에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35세 이전에는 심혈관 상태가 유전에 따라 정해지지만, 그 이후에는 개인의 건강 관리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철인 3종 경기에서 수영 경기는 주로 바다와 같은 야외에서 진행되는데, 야외 수영은 환경이 낯설기 때문에 신체에 더 자극을 준다. 잉글랜드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야외에서 수영할 경우 두 종류의 말초신경계 자극이 동시 다발로 일어날 수 있다. 차가운 물 온도에 대한 말초신경계의 반응과 격렬한 신체 움직임으로 심장박동이 더 빨라지며 과호흡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과호흡 증후군은 얼굴이 물에 잠겨 입과 목, 코에 물이 들어간 상태에서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심장이 자동으로 박동 수를 늦추는 현상을 말한다.
마이크 팁톤 잉글랜드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말초신경계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지만 야외 수영의 경우 자극이 이중으로 겹치면서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움직이면서 갑작스런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갑작스런 심장마비 위험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충분한 사전 훈련. 사우스캐롤라이나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20마일, 한 시간에 5~7마일, 일주일에 2~5회 범위 내에서 마라톤 훈련을 지속하면 사망 위험률을 줄일 수 있다. 훈련이 부족한 참가자는 마라톤에서 항상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하고, 절대 전속력으로 달려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강한 자극을 피하기 위해 후반으로 갈수록 속도를 줄일 필요도 있다.
멜버른대의 데이빗 프리어 심장병 전문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운동을 많이 할수록 건강해진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한계를 넘어서고 고통을 이겨내는 것은 경쟁적인 스포츠의 특징이지만 경고 신호가 감지된 순간 아주 위험해진다"고 했다.
입력 2013.06.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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