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 안 '영화의전당' 앞 수영강. 오락가락하는 빗속에 갯내음이 살랑댔다. 이곳에 얼마 전까지 없던 수상 가옥이 생겼다. 갈매기가 양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 '센텀마리나파크'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수영강 하류에 있는 이 마리나(계류장·편의시설을 갖추고 요트·서핑 등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설)는 오는 9월 초 개장을 앞두고 인테리어 등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6000㎡ 규모의 이 마리나는 소형 요트·모터보트·카누·수상오토바이 등 계류장과 샤워실·주차장·편의점·레스토랑 등으로 이뤄진다. 김덕한(57) 센텀마리나파크 대표는 "선수·마니아가 아니면 즐기기 힘들고 까다로웠던 해양 레포츠를 어린아이까지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마리나 특징"이라 했다.
부산이 '요트의 천국' '마리나 시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센텀마리나파크' 같은 시설은 그 일부다. 컨벤션, 관광, 클럽, 세일링, 레저, 배 건조 등 다양한 사업들도 움트고 있다.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인근 구덕포 앞바다. 4000㎡ 규모의 '해운대송정마리나'가 지어지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 옥상 라운지 등으로 이뤄진 이 마리나는 계류장 외에 리조트형 숙소, 레스토랑, 해양레저멀티숍 등을 갖추고 있다. 다음 달 준공돼 운영에 들어갈 이 마리나는 국내 최대 규모 해양 레저타운을 표방하고 있다. 송정마리나 박수진 과장은 "리조트 숙소에 머물면서 딩기요트·윈드서핑·카약·서핑·스킨스쿠버 등을 체험하고 바비큐 파티도 즐길 수 있다"며 "가족, 기업 연수, 동호인 모임, 대학생 MT 등 다양한 패키지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인 서구 암남동 송도해수욕장 서편. 연면적 271㎡, 지상 2층 규모의 송도해양레포츠센터가 세워지고 있다. 이 센터에선 윈드서핑·바나나보트·카약·고무보트·카누·딩기요트·제트보트 등 해양 레포츠 강습을 해주거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달 말 완공돼 9월부터 일반에 개방된다.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수영구 남천동 '남천마리나'도 공사 중이다. 9380㎡ 규모의 이 마리나는 요트와 보트 계류장(36척), 교육장, 편의 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오는 8월 말쯤 준공 예정이다. 호텔·클럽하우스·300척 계류 시설 등을 갖춘 남구 용호동 백운포마리나(육·해상 부지 11만2400㎡)도 내년쯤 착공될 예정이다. '동북아의 마리나 허브'를 향한 '메가 프로젝트'인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 중구 중앙동 북항재개발지 안의 북항마리나 조성 등도 장기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부산전시컨벤션센터)'를 운영하는 ㈜벡스코는 작년 4월부터 '요트컨벤션'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52피트짜리 29인승 대형 요트를 도입, 벡스코에서 행사를 갖는 단체·모임 등에 요트를 타고 해운대 앞바다의 절경을 즐기며 컨벤션을 하도록 해주고 있는 것. 요트컨벤션이 없는 평소에는 일반에게 요트 체험을 개방하고 있다. 오성근 벡스코 사장은 "'요트컨벤션'을 통해 미주개발은행총회, G스타대회, 중화권 암웨이 인센티브 관광단 등을 유치했다"고 말했다.
강성윤 ㈜씨엘코포레이션 대표는 지난 4월 요트클럽(www.clyach ts.com)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이 클럽은 부산과 거제도에 32피트짜리 요트 1척씩을 두고 콘도처럼 요트 소유권을 분양했다. 강 대표는 "고급, 상류층 전유물로 여겨지는 요트를 좀 더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하기 위해 고안한 방식"이라며 "분양 회원들에게 세일링 교육을 하고 실제 항해하도록 하는 등의 클럽 운영은 아마도 국내에선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갑준 부산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현재의 중소형 마리나 시설 건립 붐, 요트 등 해양 레포츠 대중화 등은 향후 대형 마리나인 요트경기장 재개발 및 북항마리나 조성 등과 시너지를 내면서 부산을 동북아의 대표적 마리나 시티로 거듭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