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의 전설적인 공격수 에밀리오 부트라게뇨(50·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홍보단장이 한국 축구의 강한 정신력을 극찬했다.

레알 마드리드 홍보단장으로 동북아시아 순회 도중 한국을 방문한 부트라게뇨는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경쟁력 있는 팀이다. 특유의 정신력이 경기에서 많이 발휘되는 것 같다"며 한국 축구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어 "스페인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에 졌다. 앞으로도 승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며 "한국 축구는 지난 20년 동안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아시안컵에서도 상당히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놀랍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한 부트라게뇨 단장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1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갖는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상대팀 이란을 이기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는 "이란과의 중요한 경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승리하기를 바란다"며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한국 축구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응원했다.

부트라게뇨 단장은 1982년부터 1995년까지 13년간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한 스페인의 축구 영웅으로 463경기에 출전해 총 171골을 기록했다.

득점뿐 아니라 동료들과의 이타적인 플레이로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전 유럽에서 인정받는 전설적인 선수다. 현역 시절 레드카드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어 '그라운드의 신사'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6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1번의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이뤄내며 레알 마드리드가 장기간의 침체기 이후 다시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스페인 국가대표로 발탁된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5골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의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와 함께 실버 부츠상을 받았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도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다.

1998년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2004~2006년 레알 마드리드 부회장을 지냈다. 올해부터는 레알 마드리드 홍보단장으로 활동 중이다.

레알 마드리드 재단은 지난해 7월 한국과의 교류를 시작으로 한국 유소년축구 발전과 함께 축구를 통한 사회통합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올해 3월 충남 천안에 축구학교를 열었다. 10월에는 서울에도 축구학교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스페인 프로축구의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FC바르셀로나는 한국 10대 유망주를 유스팀에서 육성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도 한국 유망주를 데려다가 키울 계획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트라게뇨 단장은 "박지성 같은 선수들이 국적과 상관없이 좋은 클럽에서 뛰었다. 국적보다 아이의 재능이 제일 중요하다. 적응력이나 올바른 경쟁심을 지녀야 한다. 실력 뿐 아니라 부수적인 면이 요구된다"고 즉답을 피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2012~20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우승)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준우승)에 밀려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최근 세계 축구의 중심이 스페인에서 독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일부 평가에 대해 그는 "지금 스페인 선수들이 역사상 가장 뛰어나다고 자신할 수 있다"며 "스페인 축구는 기술적이고 경기 운영 능력이 좋다. 볼 점유율은 항상 65%를 넘는다. 이런 부분에서 스페인 리그가 강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조용히 반박했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 방한 계획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경기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오려고 계획했다. 앞으로 이른 시간 안에 우리팀이 한국 팬들과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일정이 빡빡하고 많아서 힘들겠지만 방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