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입수한 국정원의 선거 개입 댓글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실명을 거론한 후보자 비방 글이 등장한다. 국정원 직원들은 유력 주자였던 안철수 예비 후보가 대선 당시 취한 애매한 입장을 3건의 글에서 지적했고, 이정희 당시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를 26건의 글에서 원색적으로 비방했다. 또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면서 동시에 박근혜 후보를 거론하는 글도 3개 남겼다.

작년 9월 19일 국정원 직원 이모씨는 오후 4시쯤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정당을 만든다는 거냐? 안 만든다는 거냐?'라는 제목과 함께 '두루뭉술…, 답이 없네'라는 글을 올렸다. 안철수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있은 직후였다. 그는 비슷한 시각 '안철수는 문재인 밀어주고 하산했으면 뻔한 거 아냐?'라는 글을 올려 안 후보를 비판했다. 또 다른 직원 김모씨는 작년 10월 18일 안 의원에 대해 "생각해보니 어차피 정치는 계속 한다고 했고, 박원순 때처럼 또 흡수당하면 스탠스가 애매해지니까 박근혜 이기든 말든 완주하고 여의도 귀퉁이 차지하겠다는 속셈 아니노?"라는 글을 '일간베스트'에 올렸다.

이정희 후보에 대한 비판 글은 북한 미사일 발사 옹호 발언이나 '남쪽정부' 발언에 대한 내용이 다수였다. 직원 이모씨는 작년 12월 '이정희 뽑고 싶다 시리즈'라는 제목으로 '마취 없이 덧니를, 머리끄덩이를 (뽑고 싶다)'이라는 식의 비하 글을 남겼다.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실명은 거론하지 않고 '금강산 관광 재개' 공약을 비판하는 글이 다수였지만, 실명을 거론하거나 문 후보를 '문죄인'으로 표현한 글도 일부 발견됐다. 이모씨는 작년 12월 '북한이 오죽 박정희 싫어했으면 청와대로 특공대 파견했겠냐? 이번에 문죄인이 돼야 링거도 꽂아줄 텐데ㅋㅋ 근혜찡(짱)이 되면ㅋㅋㅋ 북괴는 괴멸할 거다'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이모씨는 작년 12월 '박근혜 후보는 공약 실천을 위해 135조원이 추가로 필요하고, 문재인 후보는 192조원이 필요하다고 한다.…(중략) 그러나 무슨 예산을 어떻게 조정하겠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며 박·문 두 후보를 동시 겨냥했다.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민주당과 경찰 수사를 비판하는 글도 6개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