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외모와 몸매를 앞세운 아이돌 가수들이 도맡아온 물놀이 공원 광고 모델 시장에 올해는 비(非)아이돌이나 일반 모델들이 대거 등장했다.

경기도 용인 캐리비안 베이는 이번 여름 모델로 '몸짱' 이미지와는 아주 거리 먼 40대 인기 방송인 A씨를 낙점해 현재 최종 계약을 앞두고 조율 작업 중이다. 캐리비안 베이 관계자는 "걸그룹과 몸짱 스타가 주름잡던 기존 공식보다는 '같이 놀고 싶은 사람'이라는 콘셉트가 시류(時流)에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른 물놀이 공원도 마찬가지. 오션월드 모델이 된 걸그룹 씨스타 정도가 있을 뿐 소녀시대·f(x)·2PM ·미쓰에이·티아라·시크릿 등 지난해까지 물놀이 공원 모델로 활약한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올해엔 일제히 자취를 감췄다.

소녀시대와 2PM 멤버들을 내세웠던 2010년 캐리비안 베이 광고.

이런 현상은 올해 대중음악계에서 아이돌의 두드러진 위축세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소속 가수들의 현재 인기도가 모델 활동을 좌우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변화된 대중 취향에 맞춰 탈(脫)아이돌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광고 제작사 씨엠파크 박순 감독은 "'아빠 어디 가' 같은 가족 예능이 사랑받고, '웰빙'이라는 말이 '힐링'으로 대체된 사회적 흐름에 맞춰 모델의 선호 조건으로 '외모'보다 '편안함'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