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유럽에 지난달 말부터 열흘간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이 범람하고 공장 가동이 멈추는 등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지금까지 홍수로 인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날 독일 중부를 흐르는 엘베 강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상류도시 마그데부르크의 둑이 무너져 주민 1만50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주변 도로와 주택, 공장이 물에 잠기면서 주민들은 임시 수용소에서 지내고 있다. 평소 2m이던 강 수위는 이날 7.44m를 기록했다. '세기의 대홍수'라던 2002년보다 70㎝ 더 높았다. 특히 지류인 잘레 강에서 유입되는 수량이 늘면서 수위는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다. 독일 MDR 방송은 다른 지역의 둑도 붕괴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헝가리도 홍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수도 부다페스트를 관통하는 다뉴브(독일명 도나우) 강이 수위 8.85m를 기록하며 일부 지역에서 범람해 주민 10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독일 DPA통신은 다뉴브 강이 500년 만에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체코 수도 프라하도 다뉴브 강이 범람했다. 물이 빠지고 나서도 도시 주요 지역이 진흙으로 덮여 있다. 체코는 이번 홍수로 최소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유리병 주입 기계 분야의 세계 1위 기업인 독일 크로네스는 홍수로 바이에른주에 있는 생산공장 2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자동차 회사 폴크스바겐도 츠비카우 공장의 생산라인을 일시 멈췄다. 독일 의회는 이번 홍수 피해액이 2002년 대홍수 때의 110억유로(16조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