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곽수근 특파원
중국 광둥(廣東)성에 '카드뮴 쌀' 공포가 확산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광둥성 정부가 성(省) 전역에서 유통 중인 쌀을 성분 검사한 결과 후난(湖南)성을 포함해 광둥·광시(廣西)·장시(江西)성에서 생산된 쌀에서도 카드뮴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고 광저우일보가 22일 보도했다.
카드뮴은 독성이 강한 중금속으로 인체에 흡수되면 간과 신장(콩팥)을 손상시킨다. 대표적인 공해병 중 하나로 뼈가 물러지는 이타이이타이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광둥성 품질감독국 검사에선 762개 제품 중 11개에서 카드뮴이 기준치(1㎏당 0.2㎎) 이상 검출됐다. 생산지는 후난성 1개를 비롯해 광시·광둥·장시성 등으로 다양했다. 특히 광둥성 칭웬(??)에서 생산된 쌀은 1㎏당 카드뮴 1.12㎎이 검출돼 중국 식약 당국이 정한 허용 기준치의 6배에 달했다. 공상국(工商局) 검사에선 342개 제품 중 20개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지난 18일 광저우시가 밝힌 쌀 성분 검사 결과에선 카드뮴 초과 검출 제품 8개 중 6개의 생산지가 남부 곡창 지대인 후난성이었다. 발표 직후 광저우 시내 쌀가게에선 후난성 쌀이 자취를 감췄고, 그 자리를 태국산 쌀이 채웠다. 그동안 후난성에서 수은·카드뮴·납 등 산업 폐기물을 하천에 무단 배출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에 토양이 중금속에 오염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 카드뮴 쌀이 후난성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나면서 광저우 시민은 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식용유, 육가공 제품 등 다른 식품에 대한 성분 검사 결과도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광저우시는 앞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쌀과 쌀 제품의 카드뮴 성분 검사 보고를 의무화하고 함유량이 기준치를 넘지 않는 제품만 유통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입력 2013.05.2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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