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 1주년이 우울하기만 하다. 주가가 1년 만에 30% 넘게 떨어졌다. 야심작으로 내놓은 페이스북 스마트폰과 '페이스북 홈' 런처(스마트폰 초기화면 꾸미기 애플리케이션)도 ‘실패’라는 평을 듣는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공모가를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예상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 화려한 등장 직후 곤두박질 시작…4개월 만에 주가 반 토막 밑으로

페이스북의 첫 등장은 화려했다. 작년 5월 18일 이뤄진 페이스북의 IPO 공모가는 그전까지 전문가 예상치 중 가장 높은 주당 38달러로 결정됐다. 조달된 자금 규모는 총 184억달러(약 20조5600억원)에 달했다. 미국 IPO 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였다. 첫 거래 주문도 주당 42~43달러 선에서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시가총액도 1150억달러(128조원)로 불어났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후속 성적표는 처참했다. 첫 거래일 간신히 공모가 38달러를 턱걸이한 데 이어 상장 1주일 만에 주당 31.91달러를 기록했다. 16%가 내려앉았다. 시가 총액은 848억달러(약 94조원)로 찌그러졌다. 한 주 새 날린 시가 총액만 34조원에 달했다. 페이스북을 거래하는 나스닥이 상장 첫날부터 거래 오류를 일으키면서 투자자들은 줄소송을 제기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장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의 기업 가치 평가와 관련한 의혹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페이스북 상장은 지난 10년간 이뤄졌던 IPO 중 최악"이라고 전했다.

상장 4개월이 지나자 주가는 반 토막 밑으로 떨어졌다. 작년 9월 4일 뉴욕증시 나스닥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주당 17.72달러에 거래됐다. 소액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후 일정 기간 초기 투자자와 내부인의 주식 매도를 금지하는 '지분매각제한(Lock-up)'이 일부 해제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주주들로부터 '언프렌드(unfriend·페이스북의 친구맺기 차단)' 당했다"고 보도했다. 회사 상장으로 억만장자가 됐다가 주가 급락으로 자산이 절반 가까이 줄어버린 저커버그를 가리켜 '저커버그 꼴 됐다(Zucked)'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 주가 회복세지만…“수익 모델 불분명…투자자 불신 여전해”

상장 1주년을 눈앞에 둔 16일, 뉴욕증시 나스닥에서 페이스북은 전날보다 1.77% 하락한 26.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7달러대로 떨어졌던 작년 9월보다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이다. 그러나 공모가에 비하면 아직 주가는 70% 수준에 불과하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지난 1년 새 31.2% 떨어졌다. 이 기간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3.2%나 올랐다. 구글도 45.1%나 치솟았다.

웨드부시의 마이클 파쳐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페이스북의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투자자들은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성에 대해 1년 전보다 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면서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페이스북의 주요 수익 모델이 여전히 불분명해 더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페이스북은 주 수입원인 모바일 광고 부문 수익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 '페이스북폰'을 내놨다. 대만의 HTC와 합작으로 만든 이 스마트폰은 페이스북 런처인 ‘페이스북 홈’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출시된 첫 휴대전화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시 이후 한 달 동안 단지 1만5000대를 파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사용 횟수를 늘리기 위해 개발한 '페이스북 홈' 런처마저 사용자들로부터 혹평을 받고 있다. 현재 이 런처를 다운로드한 횟수는 100만회가 넘는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평가는 대체로 별 다섯 개 중 불과 2개에 그치고 있다.

페이스북 광고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작년 말 미국 CNBC가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광고에 대해 전체 응답자(1004명) 중 83%는 거의 클릭을 하지 않고, 57%는 한 번도 광고를 클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