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벽부터 온라인상에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여중생이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이는 사이비 종교에 빠진 딸과 부모의 실랑이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이날 새벽 트위터와 인터넷 사이트에는 ‘중계동 납치사건’ 이라며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 정도의 여학생이 머리채를 잡힌 채 승용차에 납치됐다”는 소문이 퍼졌다. 게시글엔 “친구와 경비아저씨가 쫓아갔지만 승용차에 싣고 떠나는 바람에 더이상 쫓아갈 수 없었다”고 써 있었다.
이어 “경비실에서 아파트 단지에서 한 여성이 납치됐다며 자녀가 잘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방송이 나왔다“는 증언 글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가족 간의 갈등을 목격자들이 납치로 오인해 경찰에 신고한 해프닝으로 확인됐다.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10시 50분쯤 대학생 A(여ㆍ23)씨는 자신이 사는 중계동 아파트 주차장에 가족들과 함께 있었다. A씨의 어머니와 이모, 여동생 등은 사이비 종교에 수년간 빠져있는 A씨를 회유하기 위해 “경기도 의정부시의 이모 집으로 가자”고 했으나 A씨는 “안 가겠다, 살려달라”며 저항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고등학생들과 이웃 주민들은 A씨의 비명에 납치로 오인, 출발하려는 차를 두들기며 막았다. 오후 11시쯤 경찰에 납치 신고가 접수됐고 경비원은 아파트 전체에 “주차장에서 한 여성이 납치가 된 것 같으니 집안에 자녀가 잘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방송까지 했다.
경찰은 10분 후 현장에 도착, CCTV를 통해 A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후 가족들에게 연락해 A씨가 이모 집에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대화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사이비 종교에 심각하게 빠진 상태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서도 묻는 말에는 답변하지 않고 계속 “우리 종교를 믿어라”, “구원받아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을까봐 우려된다”며 “납치가 아닌 단순 해프닝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