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이대호 기자] "어제 (오)현택이와 (변)진수는 안 쓰려고 했다. 그게 어제 경기 (역전패) 시발점이 됐다."

두산 베어스 김진욱(53) 감독이 기록적인 역전패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두산은 8일 문학구장에서 벌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12-1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한 때 11-1로 10점 차까지 앞서갔지만 경기막판 집중타를 허용하면서 다 잡았던 경기를 내줬다. 10점 차 역전패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첫 번째로 아쉬웠던 장면은 선발 이정호의 6회 4실점이다. 5회까지 2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를 눈앞에 뒀던 이정호는 6회 연속으로 안타를 맞기 시작했다. 김진욱 감독은 점수 차가 9점이나 났던 상황이었기에 이정호를 믿고 그대로 뒀지만 결국 6회 4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9일 문학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정호가 5회까지 80개 던졌는데 뒤에 투수를 아끼려는 생각에 6회까지 맡기려 했다. 여기서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고 인정했다. 결국 이정호는 5이닝 6실점을 기록하게 됐고, 불펜 붕괴로 데뷔 첫 승을 다음 번으로 미뤘다.

다만 김 감독은 이정호의 한계 투구수가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호가 처음에는 공 40개만 넘게 던져도 공에 힘이 빠졌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늘어서 (100개 가까이) 던진다.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첫 실점을 기록한 오현택에 대해 김 감독은 "대안이 없다. 쭉 마무리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사실 현택이와 진수는 안 쓰려고 했다. 그게 어제 경기 시발점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는 투수에서 불안한 점이 크게 터졌다"고 답답한 심사를 드러냈다. 최근 두산은 선발의 조기강판으로 불펜 사정이 여유롭지 못하다. 9일 선발투수인 김선우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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