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슈퍼甲 김혜수
‘갑질’도 이런 갑질이 없다. 김혜수가 연기하는 미스 김은 완벽하다 못해 칼 같이 무서운 계약직이다. 몸 상하는 회식엔 절대 참여 않고 추가수당 없는 야근이란 사전에 없지만, 아무도 그녀를 미워하지 않는다. 미스 김이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완벽한 업무수행 능력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김혜수가 빚어낸 ‘미스 김’은 김혜수라서 가능한 세계 유일의 캐릭터다. 정규직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망가지기를 두려워 않는(심지어 보디라인이 드러나는 빨간 내복 차림으로 세트장을 누볐으니!) 프로의식은 ‘역시 김혜수’라는 감탄사를 연발케 한다.
3년 만의 안방 복귀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을 통해 인사드리는 것만으로도 조심스럽다. 본의 아니게 개인적인 실수(논문 표절 논란)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 것 같아 상당히 위축되어 있다. 연기를 통해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일본 원작과는 뭐가 다른가. 원작을 너무 열심히 보면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을 것 같아 일부러 1부만 봤다. 기본 골자는 같겠지만 세부적인 변화 요소가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 계약직이 처한 현실이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차이를 감안했다. 그 밖에 색다른 에피소드가 대거 추가됐고 스토리라인을 일부 재해석했다.
미스 김을 준비하는 과정은 어땠나. 미스 김은 맥가이버 칼 하나만으로도 사소한 일을 척척 해내는 인물이다. 사전 연습이 필요했고 연습 과정에서 손을 다치기도 했다. 배우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미숙한 점이 많다. 미스 김을 연기하면서 배우는 게 많아졌다. 드라마가 끝날 땐 숙련된 생활기술이 많아질 것 같다.
상대역인 오지호에 대한 첫인상은. 데뷔 당시 토크쇼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착하고 서글서글하다.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배우다. 이번 드라마 대본을 보면서 오지호를 떠올렸는데, 캐스팅됐다는 얘기를 듣고 반가웠다. 무엇보다 코믹 요소에 대한 센스가 풍부한 것 같다. 나는 코믹 센스가 취약한 편인데, 도움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회사를 위해서 동료를 위해서 상사를 위해서 일하지 마.
오로지 너 자신만을 위해서 일해.
그것만이 네가 여기서 살아남는 방법이야.”
미워도 미워할 수 없는 오지호
오지호의 코믹 연기에 물이 올랐다. 그는 이번 에서 엘리트 정규사원 장규직 역을 맡았다. 좋게 말하면 분위기 메이커, 나쁘게 말하면 아부의 왕이다.
오지호는 이번 드라마를 위해 ‘아줌마 파마’를 감행했다. 자신을 ‘파마 씨’라 부르는 미스 김에게 “이게 청담스타일”이라 응수하지만, 이내 고데기 쇼호스트로 나선 그녀의 손끝에 머리카락이 직모가 되어버리는 수난을 겪는다. 손금을 볼 줄 아는 미스 김으로부터 “전생에 파리였다”는 말을 듣거나, 말싸움으로 승부를 보려다 시원하게 KO당하는 일이 이어지지만 미운 정이 더 무섭다 했던가. 장규직과 미스 김 사이의 심상찮은 기류는 현재진행형이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직장인을 위한 드라마지만 딱딱하기는커녕 사람 냄새도 나고 웃음과 감동도 있다. 다음 작품은 꼭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캐스팅 제의가 들어와 출연을 결심했다. 지금쯤이면 대중도 (무거운 내용보다는) 유쾌한 드라마를 원하지 않을까.
김혜수의 상대역으로 출연한다. 김혜수 선배는 사실 아직도 무섭게 느껴진다. 그만큼 카리스마가 넘친다는 뜻이다. 처음 선배를 만났던 신인 때나 지금이나 긴장하게 된다. 남다른 카리스마가 있기 때문에 미스 김 역할로 적격인 것 같다.
배역을 위해 파마를 감행했다. 처음 내 머리를 보고 웃음부터 나왔다. 이번에는 진짜 많이 웃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에는 70~80% 정도의 코미디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100%를 보여주겠다. 극중에서는 악성 곱슬머리로 나오는데, '고집이 세고 드세다'는 곱슬머리에 대한 편견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많다.
극중 상사에게 예쁨받고 회사에 충성하는 캐릭터다. 특별한 아부 노하우가 있나. 평소 잘 웃는다. 상처받는 이야기를 들으면 '상대가 조언을 해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고 낙천적으로 생각한다. 그걸 화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나도 발전이 없을 것 같다. 극중 장규직이라는 캐릭터는 아부의 신이다. 하지만 그 아부가 승진을 위한 것은 아니다. 생존 방법인 것이다.
“Y-Jang 그룹의 핵심상품이 뭔 줄 알아?
된장, 간장, 고추장, 그리고!!
바로 나, 잇츠 미! 규직 장~!! ”
월급은 통장을 스쳐지나가고! 정유미
삼류대, 만년 솔로, 계약직. 극중 정주리는 이 모든 걸 두루 갖춘 88만원 세대의 초상이다. 어렵사리 입사한 대기업에서는 계약직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기쁜 마음으로 확인한 첫 월급통장에는 학자금 대출금이 빠져나가고 남은 1만6천2백 원만이 그녀를 반긴다. 그래도 뭐 어쩌랴. 계약직도 감사한 취업준비생에게 오늘은 버티라고 있는 것, 내일도 버티라고 있는 것이다.
3개월 계약직 사원 정주리 역을 맡았다. 현실 공감보다도 안타까운 부분이 많았다. 우리 연예인도 비정규직이다. 이 일을 하면서 어렵거나 억울한 점도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좋은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촬영을 통해 나도 모르게 지나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모르고 살면 안 되는 것들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과거에 영화 에서 비슷한 역할을 맡았다. 이번에는 조금 얘기가 다르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에서 김혜수와 한 차례 호흡을 맞춘 적 있다. 사실 이번 드라마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김혜수 선배다. 시놉시스를 받은 뒤 김혜수 선배가 캐스팅되기를 기다리고 들어갔을 정도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정주리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하고 주눅 든 캐릭터인데도, 현장이 재미있다보니 웃음이 자꾸 터진다. 너무 웃겨서 연기하기가 어렵다.(웃음)
영화도 영화지만 드라마로도 꾸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계속 잘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연기를 계속해야 하는 것 같다. 내게 오는 기회와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드라마를 계속하게 된다.
“저‘으’ 소원은 딱 하나랍니다.
소개팅 나가서 맘에 드는 남자한테 당당하게
저 Y-Jang 다녀요! 라고 말하고
애프터 신청해서 성공하는 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상사, 이희준
사내동료 장규직과 흠모하는 미스 김의 키스 신을 목격한 이 남자, 무정한은 그저 말없이 돌아선다. 착한 남자는 미인을 바라만 본다. 오직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을 뿐.
극중 이희준이 연기하는 무정한은 대표적인 ‘식초남(식물성 초식남)’이다. 지친 후배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줄 알고, 절친의 짝사랑에 잘되라는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것이 설령 자신의 바람과 다를지라도 말이다.
이희준은 2012년 화제작 을 통해 ‘급’성장했다. 조각미남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찾기 힘들다는 훈남이었고, 서글서글한 미소는 좋아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었다. 이희준에게 올해 은 또 어떤 기폭제로 작용할까.
현장에서 본 김혜수는 어떤 배우인가. 정말 열정적인 선배다. 굴착기 모는 장면을 촬영할 땐 현장에서 직접 굴착기 운전연습을 하더라. 새벽에 한쪽 컨테이너에서 탬버린 소리가 들려 가보니 김혜수 선배가 노래 부르는 장면을 연습하고 있었다. 정말로 존경스러웠다.
에서 호흡을 맞춘 김남주와 의 김혜수는 어떤 차이가 있나. 김혜수 선배는 누가 봐도 딱 미스 김이다. 미스 김은 원더우먼 같은 역할인데, 실제 현장에서도 모든 스태프가 김혜수를 그렇게 보고 있다.
오지호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처음 보자마자 정말 편하게 잘 대해주었다. 나도 친화력이 있는 편인데, 오지호 형은 더 그렇더라. 드라마에서 정말 친한 친구로 나오는데, 찍다보면 절로 어깨에 기대게 되고 팔짱도 끼게 된다. 남자랑 이렇게 많은 스킨십을 해본 적은 처음이다.(웃음)
“적자생존, 약육강식, 정글사회, 전 이런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린 식인종이 아니잖아요?
우리는 피 대신 일을 나눈 한식구예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