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셰인 블랙 감독,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폭풍 흥행세를 보이며 국내 극장가를 독식 중이다. 특히 전세계 시장에서도 한국 관객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 25일 개봉한 한국은 첫 주말 1920만달러로, 2150만 달러 수입을 올린 영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이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월드투어의 첫 행선지로 한국을 선택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인들은 왜 유난히 '아이언맨'에게 열광할까?
-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아이언맨, 즉 토니 스타크는 부자에다 미남형은 아니지만 매력이 넘치고, 엄청나게 똑똑하면서 유머러스한다. 위기의 순간에서도 흘러나오는 유머는 보는 이의 폭소를 터뜨린다. 이는 한국 대중이 좋아하는 캐릭터 유형에 가깝다고 말한다. 영화 배급 관계자는 "토니 스타크는 한 마디로 돈 많고 능력 많고 유머 감각이 많은 남자다. 잘난 척 하고 오만함이 있지만 오히려 그 점은 비호감이 아닌 매력 포인트다. 완벽해 보이면서도 2% 허술한 매력이 있는데 이는 히어로를 인간적으로 만든다"라며 "한국 드라마에서 여자에 의해 변하는 나쁜 남자 본부장, 실장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며 사랑받는데,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여자 관계가 복잡했던 토니 스타크는 '영혼이 있는 여자' 페퍼포츠(기네스 펠트로)를 만나 변화한다. 한 마디로 아이언맨은 여자들이 사귀고 싶은 히어로라는 것이다. 여자들 관점에서는 배트맨은 너무 어둡고, 스파이더맨은 너무 '애'라는 것이다.
또 아이언맨은 슈퍼히어로의 등급을 결정하는 지능, 스피드, 완력, 에너지 투사, 격투 기술 등 중 최강은 아니더라도 가장 조화를 잘 이룬 히어로로 꼽힌다. 그래서 '가장 매력적인 히어로'로 불리고 있다. 영화 제작 관계자는 "토니 스타크란 캐릭터는 한국 관객들이 영웅물에서 늘 봐왔던 면들과는 다른 인간적인 면이 강조된 인물이다. 그렇기에 보다 넓은 연령층을 흡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히어로는 약점이 부각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언맨은 유독 강점이 더 빛나는 영웅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영화 홍보 관계자는 "다른 히어로 무비와는 다른 넘치는 위트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성공적인 내한 행사"를 이번 편의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 이런 한국영화는 없다, 마블코믹스의 위력
할리우드 히어로 블록버스터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요즘 같이 한국영화가 잘 되는 시기라 하더라도 이런 한국영화가 없기 때문이다. 즉 히어로물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할리우드가 가장 잘 만드는 장르이기도 하다. 어떤 히어로물은 한국 정서와 안 맞는 경우가 있는데,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은 한국 관객들이 할리우드 히어로물에 기대하는 요소를 잘 갖춘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계의 쌍벽을 이루는 마블 코믹스와 DC코믹스는 국내에도 큰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 마블은 대표적으로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DC코믹스는 배트맨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과의 비교만으로도 할 수 있듯이 마블 코믹스물은 대체적으로 시원하고 유쾌한 느낌을 준다. 물론 개인의 취향을 타는 것이긴 하지만 국내 관객들이 할리우드 히어로 블록버스터에 갖는 기대감(오락성, 볼거리, 시원한 액션 등)을 만족시켜 주는 캐릭터들은 마블 코믹스에 많이 포진해 있다.
특히 마블코믹스의 히어로들인 엑스맨, 스파이더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토르, 실버서퍼, 고스트 라이더, 앤트맨 등 중에서도 아이언맨은 마블의 은인같은 존재다. 아이언맨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영웅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편은 토니 스타크 개인의 고뇌에 주력한다고 알려져 '아이언맨' 특유의 밝은 색깔이 없어지고 어두워지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더 강해진 유머와 위트를 볼 수 있다. '아이언맨'은 마블 영화 중 가장 먼저 3부작을 찍은 작품이기도 하다.
-전편이 아닌 '어벤져스' 후광 제대로
3편의 인기 요인만 살펴보자면 무엇보다 1편보다 못하다는 반응을 얻었던 2편보다 지난 해 700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최고 흥행 외화 자리에 오른 '어벤져스'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다는 것에 있다. '어벤져스'는 히어로들의 꿈의 무대였고, 영화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한국에서의 흥행은 '상상 이상의 위력'이라는 평을 들었다. 그리고 '어벤져스'는 아이언맨으로부터 시작한 작품이다. 영화 관계자는 "'아이언맨'은 1,2편보다 '어벤져스'를 통해 한국에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라고 전했다.
'아이언맨3'는 '어벤져스'를 통해 외계인들로부터 지구를 구해냈지만, 당시의 기억으로 불안장애를 앓는 토니 스타크의 모습에서부터 시작한다. 즉 '어벤져스'를 보며 열광했던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킨다. 여기에 이번 편은 '리쎌 웨폰', '마지막 보이스카웃' 등을 기획 제작했던 감독의 영향에서인지 80년대 버디무비 감성이 녹여져 히어로 무비가 아닌 감수성을 자극하는 액션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반응도 많다. 중장년층의 입맛에도 맞는 이유다.
5월 가족의 달을 맞아 개봉 2주차에도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언맨3'는 조심스럽게 천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아바타'(1362만명)에 이어 '트랜스포머'(778만명)의 기록을 넘고 역대 2위 타이틀을 가져갈수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