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충무로에는 '크랭크인 날 비오면 대박이 난다'라는 전설이 있다. 어떤 영화들이 있었을까?

'크랭크인 하는 날 비가 오면 흥행에 성공한다'라는 것은 충무로의 전통, 혹은 마치 부적과 같은 말로 이어져내려오는 속설. 100% 맞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도 몇몇 작품이 존재한다.

천만 관객을 넘게 동원한 영화 '해운대'(2009)가 대표적인 예고, 휴먼코미디로서 820만여명이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기록한 '과속 스캔들'(2008)도 크랭크인 날 비가 내렸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배우 조승우를 충무로 대표 남자배우로 자리매김시킨 '말아톤'(2005),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의 시너지가 빛난 '살인의 추억'(2003) 등도 모두 그랬다. 김민희의 재발견이 돋보였던 '화차'(2012) 때는 크랭크인 날 무지개가 떠서 스태프와 배우들 모우 즐거운 시작의 환호를 보냈다고.

저예선으로 세계 영화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 중인 영화 '공정사회'(2012) 역시 지난 해 5월 17일 크랭크인 날 빗방울이 떨어지고 점점 빗줄기가 굵어졌지만 스태프들과 배우들은 이 전설의 말을 곱씹으며 자축하는 분위기로 당일 촬영을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이는 안 좋은 상황 마저도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힘과 영화의 흥행을 위한 좋은 분위기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현장 스태프들과 배우들, 제작진의 마음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충무로 속설에는 '그 해 첫 공포물은 흥행에 성공한다', '촬영장에서 귀신을 보면 대박이 터진다', '속편은 전편 성공을 넘을 수 없다', '가을 멜로는 한 편만 성공한다' 같은 말들이 있다.

반면 보기좋게 속설을 뒤집은 영화들도 있다.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 '국가대표' 같은 영화들은 '스포츠 영화는 망한다'라는 편견을 깼으며, '명절과 불황에는 코미디' 같은 공식도 수요가 넓어진 요즘 극장가에서는 딱 통용되는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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