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마라톤 대회의 결승점 인근에서 폭탄이 터져 사상자 발생

15일(현지시각)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결승점 인근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연쇄 폭발이 일어나 최소 3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쳤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쯤 선수들이 결승선에 들어오는 시간에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보일스턴 스트리트에 설치된 보스턴 마라톤 결승점 인근 관람석의 인도 쪽에서 15초 간격으로 두 번의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이 일어난 곳은 결승점 인근에서 서로 약 100m 떨어진 위치였다.
 
이 사고로 8세 남자 어린이를 포함, 최소 3명이 숨졌으며 14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부상자 중 25명이 중상이며 이 중 17명이 위독한 상태다. 발목 등 사지가 절단된 사람이 최소 10명이다. 수십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10명 이상 포함됐다. 위독한 상태인 중상자로 인해 사망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전통이 깊은 마라톤 대회로 이번 대회에 2만7000명 이상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폭발 시간이 대회 우승자가 결승점을 통과하고 2시간 정도 지난 후여서 피해자는 주로 일반인 참가자와 구경하던 가족이었다. 한국인 마라톤 애호가 상당수도 이번 대회에 참가했지만 현지 대사관 등에 따르면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로 결승점 인근은 흰색 연기로 뒤덮였으며, 수십~수백명의 사람이 쓰러져 아수라장이 됐다. 폭발물의 위력은 멀리 떨어진 빌딩에서도 흔들림을 느낄 정도였다고 CNN은 목격자를 인용해 전했다.
 
미 연방 수사국(FBI) 등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테러로 규정했다. 보스턴 경찰 당국은 두 차례 폭발 후 인근에서 두 개의 폭발물을 추가로 발견해 폭발 전에 해제했다고 밝혔다.
 
테러를 주도한 단체나 인물이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없다. 그러나 일부 매체는 용의자로 사우디 국적의 남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국은 "테러 이전에 어떠한 사전 위협도 없었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사건조사와 후속대응을 전폭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보스턴 일대는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돼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도 추가 테러 우려로 긴장하고 있다. 보스턴 일대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폭발물의 원격 기폭을 방지하기 위해 휴대전화 서비스가 전면 차단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 드벌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으로부터 폭발 관련 사항을 보고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고 발생 3시간 후인 이날 오후 6시쯤 백악관에서 "우리는 아직 누가, 왜 폭발을 일으켰는지 모르지만, 누가 이 이일을 저질렀든지 간에 그는 정의의 무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폭발을 '테러리스트에 의한 공격'이라고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백악관 관계자는 "폭발물로 인한 연속적인 폭발은 명백한 테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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