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선수인 기성용(24)은 곱상하게 생긴 외모와 달리 거침없는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속얘기를 서슴지 않고 그대로 내뱉어 버리는 ‘돌직구’ 형(型)입니다.
지난 3월 26일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 예선 경기를 하루 앞두고 경기도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합숙할 당시 빠른 89년생 동기로 절친인 구자철 선수와 트위터 상에서 주고 받은 내용입니다.
-구자철 : 기렉아(기레기:기성용+쓰레기) 화이팅하자 낼 ㅋㅋ
-기성용: 임마 앞방인데 그냥 와서 말해라
10억대 연봉 김두현에게 “축구 그렇게 밖에 못해?” 소리지른 꼬마 기성용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기성용은 청소년대표팀 훈련장을 어슬렁거리다 한 선수에게 “축구를 그렇게밖에 못해?”라고 버럭 고함을 질렀습니다. 꼬마에게 ‘봉변’을 당한 이는 한때 10억원대 연봉을 받았던 김두현이었습니다. 지금은 두 선수가 함께 국가대표에서 뛰기도 한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에서 활약 중인 기성용은 지난달 27일 8세 연상인 배우 한혜진과의 열애설을 화끈하게 인정하고 공개했습니다. 그래서 ‘상남자’라는 칭호도 붙었습니다. 요즘 자주 쓰이는 ‘상남자’는 남자 중의 남자란 뜻이지요.
지난 11일 밤 방송된 ‘KBS 스포츠뉴스’의 스포츠 다큐 ‘승부’ 1부에서 기성용은 “정말 하고 싶은 게 많다. 나도 여자친구 만나고 싶고, 데이트하고 싶고, 놀고 싶고…”라고 말해 외롭고 반복되는 훈련과 긴장감에 옥죄는 선수생활 속에서 한혜진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토로했습니다.
기성용은 올림픽 대표로 뛰던 2007년엔 제법 큰 ‘사고’를 쳤습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부진한 한국 대표팀에게 질타가 쏟아지자 기성용은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지’라고 썼습니다. 이 말은 지금도 ‘축구계 명언(?)’의 하나로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실력 하나만은 최고입니다. 기성용은 한국 축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존재입니다. 187㎝라는 큰 키에 슈팅이나 패스 등 테크닉까지 출중합니다. 그동안 한국 축구가 차범근이나 박지성 등 주로 측면 포지션에서 스타를 배출했다면,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로 유럽 진출을 이뤄냈습니다.
그는 거친 몸싸움이 난무하는 스코틀랜드 리그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맹활약 중입니다. 24세의 나이에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과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이라는 굵직한 성과도 남겼습니다. 최근엔 성숙함까지 더해지며 더는 설화(舌禍)에 시달리지 않고 있습니다.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기성용은 사랑에서도 매우 솔직합니다. “연상이 좋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고 그의 예전 여자친구들도 실제 대부분 연상이었습니다. 한혜진은 기성용 보다 8살 더 많은데, 둘은 2011년 베트남에서 열린 박지성 재단의 자선 축구 경기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한혜진은 당시 베트남에서 한류 열풍을 이끈 드라마 ‘주몽’의 인기에 힘입어 이 행사의 홍보대사 격인 ‘페스티벌 레이디’로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만난 둘은 연락처를 주고받고 가까운 누나 동생 사이가 됐습니다.
그러던 둘은 작년 8월에 방영된 SBS ‘힐링캠프’에 출연했고, 기성용은 당시 진행자인 한혜진에게 “누나(한혜진) 같은 여자 친구가 있다면 바로 결혼하겠다”고 폭탄 발언을 했고 한혜진은 “고맙다”며 덥석 기성용의 손을 잡았죠.
한혜진에겐 당시 9년간 열애 중이었던 가수 나얼이 있었는데, 작년 12월 나얼과의 결별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열애설이 나돈 것은 올 1월이었습니다. 이른바 ‘증권가 찌라시’를 통해서였죠. 이후에 불을 지핀 것은 기성용 본인이었습니다. 카타르전을 앞둔 훈련장에 ‘HJ SY 24’가 새겨진 축구화를 신고 나왔습니다. 이미 열애설이 도는 상황이라 HJ가 한혜진의 이름 이니셜이란 추리가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SY는 성용, 24는 자신이 스완지시티에서 다는 등번호죠.
기성용은 힌트 주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작년 여름 한참 이적설이 돌 때 기성용은 트위터에 ‘In swa’라는 글을 남겨 자신이 스완지시티로 가는 것을 암시했습니다.
기성용은 왜 ‘한혜진을?“그의 ‘중심’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
한혜진과의 열애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인터넷 매체 ‘디스패치’의 추적 보도 때문이었습니다. ‘디스패치’는 26일 카타르전이 끝나고 기성용이 한혜진과 심야 데이트를 하는 장면을 포착해 지난달 27일 오전 보도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기성용의 반응이었습니다. 보도에 대해 쿨하게 인정한 그는 오히려 트위터에 “사실 당당하게 만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밝힐 날을 고민했는데 고맙네요”란 글을 남겼습니다. 그러자 기성용이 직접 제보한 것이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왔습니다.
기성용은 그날 영국으로 출국하는 길에도 당당했습니다. 그는 “어제 뭐 했나”라는 취재진의 첫 질문에 “다 아시면서”라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나흘후인 지난달 31일 스완지시티와 토트넘과의 맞대결 승부에서 후반 12분 0대2로 뒤진 상황에서 투입된 그는 후반 26분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미겔 미추의 헤딩 골을 도왔습니다. 시즌 4호 도움이었죠. 팀은 비록 1대2로 졌지만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품격을 더했다’며 기성용에게 평점 7점을 부여했습니다. ‘할 땐 하고 놀 땐 노는’ 그의 진면목을 보인 셈입니다.
기성용은 이달 7일 노리치시티와의 경기에는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습니다(이게 최근 경기인데, 당시 팀은 2대2 무승부를 기록). FC바르셀로나의 전설적인 선수였던 라우드럽 스완지시티 감독은 팀의 중추인 기성용을 애지중지해 최근엔 기성용에게 특별 휴가까지 줬다고 하네요.
이런 기성용도 사랑 앞에선 진지합니다.
3월 28일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혜진에 대해 쓴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저희를 둘러싼 환경과 조건들이 어렵고 여러분들이 놀라실테지만, 제가 사실 그분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그 분의 중심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모든 걸 다 떠나서 한 사람으로서 한 여자로서 성실하고 지혜로웠기에 모든 상황은 저에게 장애물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제가 더 미안하고 한국에 혼자 남겨두고 와서 더 걱정이 됩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두렵지는 않습니다.(후략)”
스캔들 보도가 나면 쉬쉬하기 바쁜 여느 연예계 커플과 달리 사랑 앞에 당당하게 ‘정면 돌파’를 택한 그들에게 대중들은 열광하고 있습니다. 속임수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그런 솔직함에 목말라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9일 공개된 기성용의 카카오스토리 배경화면엔 촛불로 만든 하트가 있고 그 옆엔 한혜진의 이니셜인 HJ가 장식돼 있습니다. 연인들이 이벤트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촛불 하트’입니다. 기성용이 프러포즈를 한 것이냐는 관측에 대해, 한혜진 측은 “4월 말부터 영화 촬영을 한다. (기성용과) 상견례를 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습니다.
참, 10년 넘게 해외 생활을 해온 기성용은 수준급 요리 실력은 물론 경기가 없는 주말이면 완벽한 슈트 정장을 빼입고 동료와 외출할 정도로 패션 감각도 갖추고 있답니다.
기성용과 한혜진이 데이비드·빅토리아 베컴 부부처럼 ‘스타커플’의 대명사가 될 수 있을까요?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