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2일 청와대 접견에서 한·미 원자력협력 협정 개정에 대한 양국 간 이견(異見)을 다시 확인했으며 당초 30분 예정이던 접견 시간이 1시간 10분으로 길어진 데는 그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박 대통령과 접견한 직후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원자력협력 협정 개정의) 여러 가지 옵션이 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5월 초) 워싱턴에 오기 전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워싱턴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 후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전 타결이 매우 희망적"이라고 했던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그런 발언은 케리 국무장관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접견 말미에 원자력협력 협정 문제가 거론되면서 예정 시간을 초과했고 방미 전 이견을 좁혀 보려고 했으나 쟁점은 결국 외교부와 국무부 간 협상장에서 다루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접견에서 박 대통령은 "선진적·호혜적 협정 개정을 이루기 위해 창의적으로 접근해 가자"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호혜적 협상의 기준'은 "사용후핵폐기물 처리, 안정적인 핵연료 공급, 원전 수출 경쟁력 확보"였다.

그러나 케리 장관은 "한국의 입장은 이해하나, 핵 비확산과 여타국과 형평 문제가 있다"면서 "양국 간 신뢰 관계를 기초로 바람직한 합의를 이루도록 노력해 나가자"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고 한다. 사용후핵폐기물 재처리와 농축 권한을 원하는 한국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우니, 기존 협정대로 이른 시일 안에 타결하길 압박한 셈이다.

기자회견에서도 케리 장관은 "한국이 전력의 30%를 원자력발전으로 생산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그간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해 온 데 존경심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북한 문제, 이란 문제 등으로 상당히 민감한 시점이어서 (이런 상황이) 이 문제에 대한 접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