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슬람판 '구글 어스(인터넷 검색 엔진 '구글'의 위성사진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그동안 "미국 등 서방이 다른 나라를 감시하는 '스파이 도구'로 구글 어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무함마드 하산 나미 이란 정보통신기술 장관은 최근 "이슬람식 구글 어스인 '바시르(페르시아어로 관찰자라는 뜻)'를 개발하고 있다"며 "4개월 안에 사용 준비를 마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바시르는 3D(3차원) 지도 서비스로 현재 방대한 정보량을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 지도 서비스에 '이슬람식 가치'에 바탕을 둔 정보를 담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바시르와 구글 어스의 구체적인 차이점은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4개월 안에 3D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 보안시스템 등을 갖추는 데 수십억달러가 필요한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 정부가 이를 홀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이번 발표는 바시르 개발을 위한 자금을 모으고 바시르 판매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란은 지난해 12월 유튜브 동영상이 이슬람 가치에 맞지 않는다며 자체적인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를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