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사이버전쟁을 선포한 국제 해커그룹 '어나니머스(Anomymous)'가 이번에는 북한 정부의 공식 사이트(www.korea-dpr.com)의 해킹 정보를 공개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성적(性的) 비속어를 써가며 비난하기도 했다.
어나니머스는 11일 자신들의 북한 공격 소식을 다루는 정식 트위터 계정(@OpNorthKorea)에 "북한 웹사이트의 IP 주소와 데이터베이스(DB) 등을 공개한다"며 문서파일 공유사이트 '페스트빈'의 링크를 첨부했다.
어나니머스는 이 링크에 연결된 문서 서두에 "북한, 너희들은 툭하면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주민들을 빈곤에서 허덕이게 하고 있다. 우린 너희들의 그런 행태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역시 '민주주의'가 썩 맘에 들진 않지만, 여기엔 약간의 자유라도 있다. 예를 들면 인터넷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든지, 김정은 너네 엄마와 잠자리를 함께 할 수 있다든지 하는 것들이다"고 말했다. 특히 어나니머스는 김정은을 '미스터 김 슐랑-은(Mr. Kim Schlong-Un)'이라고 표현하며 성적으로 조롱했다. '슐랑(schlong)'은 영어로 남성의 생식기를 뜻하는 속어다.
어나니머스는 "우리는 북한이 핵에 대한 야망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해왔다. 그에 대항해 우리가 당신들을 해킹 못하리란 법도 없다. 우리는 CIA를 해킹한 적이 있고, 많은 기밀문서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2005년부터 이미 그 문서에서 당신들과 관련된 IP 주소를 찾았다. 한번 볼까?"라며 북한 사이트 해킹 정황을 설명했다.
그 아래엔 북한 정부 공식 사이트의 IP와 지금까지 사이버 공격을 시도한 정황이 실려 있다. 어나니머스가 관련 사이트 IP 주소를 입수한 시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서 사이트가 먹통이 된 기간 등이 상세하게 나열돼 있다.
어나니머스는 마지막으로 “당신들은 경고받았다.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라며 “김정은, 더 많은 걸 원하는가?”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남겼다.
앞서 어나니머스는 몇달 전부터 북한에 ▲핵무기 생산을 중지하고 핵무기를 이용한 위협을 멈출 것 ▲김정은은 사임할 것 ▲자유 직접민주주의를 북한에 당장 도입할 것 ▲모든 시민에게 자유로운 인터넷 접속을 허가할 것 등을 요구했다.
북한이 요구에 응하지 않자, 어나니머스는 2일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1만 5000건 회원정보를 공개했다. 현재 한국 공안당국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어나니머스는 7일 “오는 6월 25일에 북한 내부 인터넷망인 ‘광명’ 전체를 해킹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