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좌익수 김문호의 강철 어깨가 팀 승리를 지켜냈다.
롯데는 3일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3-2로 역전승했다.
개막 후 4연승이자 NC와의 라이벌전 2연승이다. 두산 베어스(3승1패)의 패배로 단독 선두에 등극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사실 경기는 연장전 없이 끝날 뻔 했다. 2-2로 맞선 9회말 NC는 1사 3루의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위기의 롯데를 구해낸 이는 좌익수 김문호. 김문호는 이현곤의 좌익수 뜬공을 달려가서 건져 올렸다. 다소 중견수 쪽으로 처져있던 김문호는 파울 라인 근처로 달려와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글러브에 공이 빨려 들어가는 순간, NC 3루주자 박헌욱이 스타트를 끊었다. 박헌욱의 발이 빠른데다 타구가 깊어 경기는 NC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다. NC 선수들은 모두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창단 첫 승의 감격을 누릴 준비까지 마쳤다.
하지만 김문호의 송구가 낮은 포물선을 그리며 홈을 향했고 오래 지나지 않아 용덕한의 글러브로 정확히 배달됐다. 노련한 용덕한은 블로킹에 이은 빠른 태그로 아웃 판정을 이끌어냈다.
느린 화면으로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최초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판정 논란을 떠나 김문호의 송구가 워낙 좋았다.
김문호의 진가는 공격에서도 발휘됐다. 김문호는 알토란 같은 2득점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2볼넷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김주찬의 빈자리를 메울 주전 좌익수 경쟁에서도 한 발짝 앞서 나갔다.
경기 후 김시진 감독은 "결국 김문호의 송구가 경기를 이기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칭찬했다.
데뷔 후 첫 개막전 선발 출전으로 또 다른 야구인생의 2막을 연 김문호는 "타구가 멀리 갔지만 가능할 것 같아서 힘껏 던졌다. 던지고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용)덕한이 형이 블로킹을 잘해줬다"며 공을 돌렸다.
한편 다 잡았다고 생각했던 승리를 놓친 NC 김경문 감독은 "졌지만 내용은 좋았다. 선수들이 열심히 싸워줬다"며 다음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