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극우성향 혐한(嫌韓) 단체 중 하나인 ‘재일의 특권을 용서치 않는 시민회(이하 재특회)’ 간부가 최근 혐한 가두시위 도중 ‘한국인 여성을 강간하라’는 내용의 발언을 하며 시민들을 선동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한국 네티즌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4일 'nekonezumi56'이라는 ID를 가진 네티즌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조선인 여자를 보거든 강간해도 좋다 …3월 24일 일한단교(斷交)데모(朝鮮人の女見つけたらレイプしていいぞー ‥3月24日 日韓断交デモ)'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7분 20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재특회 오사카 지부가 이날 오사카 길거리에서 벌인 '일한 국교 단절 국민 대행진' 행사 광경이 담겨 있다. 수십명의 일본인들이 일장기와 욱일승천기를 들고 거리에서 '조선인은 일본에서 나가라'라며 시위를 벌이는 장면이다.
문제의 장면은 영상의 6분 10초 부분부터 시작된다. 갑자기 나타난 뚱뚱하고 안경을 낀 남성이 확성기를 들고 오가는 시민들을 향해 "오사카 시민 여러분, 길거리에서 조선인이 보이면 돌을 던져라. 조선인 여자는 레이프(rape·강간)해도 괜찮다. 우리가 당해 온 일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조선인을 죽이자"라고 외치는 것이다. 시위를 함께 하던 일부 사람들은 이에 "죽이자"라고 따라 외친다.
해당 영상을 본 대다수의 일본인 네티즌들은 "조선인도 싫지만 재특회는 더 싫다" "한국이 아무리 싫어도 이런 발언에 동의할 사람은 없다" "경찰은 이들에게 시위를 허락해선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반면 일부 혐한 네티즌들은 "한국인의 자작극 아니냐"며 한국인의 소행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도 했다. 또 "더럽기 때문에 (강간은) 노 땡큐" "돈을 받는다 해도 (강간을) 하기 싫다" 등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이 영상에 대해 싸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혐한 네티즌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일본의 커뮤티니 '2CH(2채널)'에서조차, '혐한을 외치는 자들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다'라는 내용의 댓글과 함께 이 영상 링크가 2일 내내 오르내렸다.
재특회는 일본 내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분 뒤부터 혐한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온 단체로 알려져 있다. 앞서 이들은 한국드라마를 방송한다는 이유로 후지TV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재일 거주지인 우토로를 습격해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앞서 이 단체 회장 사쿠라이 마코토는 "한국은 '매춘부 여성'들을 '위안부'로 포장해 강간당했다고 주장하는 나라"라며 "우리 입장에서 보면 죄 없는 할아버지들이 강간범·살인자로 욕을 먹고 있는 원통한 상황"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