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정선 기자] 장희빈은 정말 악녀였을까? 시대를 앞서 간 진취적인 여인은 아니었을까? SBS 새 수목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하 ‘장옥정’)은 이처럼 독특한 질문에서 시작된 드라마다. ‘장옥정’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인물인 장희빈을 장옥정이라는 이름을 지닌 한 여인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장옥정’이 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엠블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대항해의 시작을 알렸다. 이 곳에는 배우 김태희, 유아인, 홍수현, 재희, 이상엽, 연출을 맡은 부성철 PD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제작발표회의 뜨거운 열기는 ‘장옥정’을 향한 대중의 관심을 반영했다. 이번 제작발표회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보인 취재진과 아시아 각국에서 찾아 온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장옥정’은 한 시대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했던 여인 장희빈을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진 정치적 패자의 모습이 아닌, 꿈과 신념을 지닌 매력적인 여성으로 그려내는 드라마.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나려했던 장옥정의 도전과 노력, 절대왕권인 숙종과 세기의 사랑을 나누지만 결국 배신당하는 슬픈 운명을 담아내며 악녀의 대명사였던 장희빈을 재조명한다는 의도다.
특히 이 드라마는 멜로를 가장 큰 축으로 한다. 연출을 맡은 부성철 PD는 “우리 드라마는 장희빈을 소재로 한 9번째 작품이다. 새롭게 만들어야 제작할 명분이 생긴다”며 “장희빈과 숙종의 사랑을 그리며 멜로에 포인트를 뒀다. 기존의 장희빈은 진정성이 없었다. 그런 표독스런 여자를 숙종이 왜 사랑했을까, 납득이 안 됐다. 그래서 멜로를 동기로 새로 해석, 멜로의 교향곡 같은 큰 사랑이야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장희빈 역을 맡은 김태희는 이날 “기존 표독스런 악녀로 그려졌던 장희빈을 지고지순하고 야성미있는 한 여인으로 새롭게 조명한 작품이다”라며 “그동안 장희빈이 악녀의 아이콘으로 각인됐다. 극중 2부까지 아역이 등장하는데, 그 부분을 보시면 장옥정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고 전체적으로 잘 그려진다. 처음부터 작품을 보시면 장희빈이 악녀였을까 의심하실 거 같다. 설득력 있게 잘 그려보고 싶다”며 전혀 새로운 장희빈 연기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장옥정’은 주인공 장희빈 뿐 아니라 숙종, 인현왕후, 동평군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들을 뒤집어 표현한다. 유아인은 “이번 작품에서 숙종의 내면에 대해 많이 보여질 것 같다. 강력한 군주, 나쁜 남자가 돼 가는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며 “어제 촬영했던 대사 중에 ‘소자는 마음에 드는 정인과 평생을 해로 할 수 없는 것이겠지요’라는 대사가 있었다. 이것이 이순이 가진 갈등의 굴레다”라며 사랑과 왕권 사이에서 고뇌하는 숙종에 대해 설명했다.
이처럼 ‘장옥정’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조선시대 최고의 악녀 장희빈을 전혀 다른 인물로 그려낸다. 이뿐 아니라 그동안 정치사에 집중돼 있었던 당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달콤하지만 슬픈 로맨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태희, 유아인 등 이름만 들어도 기대감을 높이는 배우들이 호흡을 맞추는 이 드라마가 장희빈에 대한 악녀 이미지를 지워버릴 만큼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8일 첫 방송.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