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 먹지 마라.'
최근 세종시 정부청사에 내려간 젊은 남자 공무원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들이 오간다고 한다. 왜 그럴까. 다름 아닌 '꽃뱀' 때문이다.
세종시 청사에 근무하는 젊은 남자 공무원들은 세종시 외에도 인근 조치원, 대전, 공주, 오송 등에서 혼자 자취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저녁 식사 해결이다. 청사에서 저녁까지 먹고 가자니 너무 지겹고, 집에서 혼자 해먹자니 귀찮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젊은 공무원들은 저녁 식사를 혼자 집 근처 식당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세종시나 인근 도시를 보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나와 혼자 밥먹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들 가운데는 식사를 하며 반주를 곁들이는 사람도 있다. 바로 이런 사람이 꽃뱀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게 젊은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이들에 따르면 일부 꽃뱀들은 식당 종업원으로 취업해 타깃을 정한 뒤 반찬 한두 개 더 가져다 주는 것으로 안면을 튼다. 그 다음엔 소액의 돈거래 등으로 친분을 키워나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문다’는 꽃뱀의 활동 방식까지 입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 사람에게 뜯어내는 금액이 3000만원 선에서 적정가격(?)이 형성돼 있다는 얘기도 있다.
세종시 인근 식당들은 요즘 구인난을 겪고 있다. 서빙이나 주방일을 도와줄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음만 먹으면 꽃뱀들이 얼마든지 식당에 취업할 수 있다. 한 공무원은 “식당을 다니다 보면 화장을 진하게 하고 지나치게 친절하게 구는 종업원들을 볼 수 있다”며 “혼자 외로이 생활하다 보면 자연히 눈길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미 3명이 꽃뱀에게 ‘물렸다’는 루머도 나돌고 있지만, 아직 피해 사례로 확인된 사건은 없다. 설사 그런 일이 있었다 해도 본인이 절대 함구해 구체적인 정황은 알기 어렵다. 한 공무원은 “사실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흉흉한 얘기가 많아 혼자 식당에 가는 일은 최대한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