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신(神)'이라는 칭송까지도 듣는 이 사내는, '노래의 왕(王)'이라고 불리는 선배의 무대를 20년 동안 책임졌고, 오십 문턱을 넘은 다음에야 자기 음악을 활화산처럼 쏟아내기 시작했다. 데뷔 36년 만에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 리더 겸 기타리스트 최희선(52)이다.

솔로 앨범 발매와 단독 콘서트 등 잇단 '첫 경험'을 앞둔 그를 21일 서울 홍대 앞 녹음실에서 만났다. "50이 되면 내 음악을 발표하고 싶다는 건 오랜 꿈이었어요. '위대한 탄생'이 (조)용필이 형 데뷔 45주년을 앞두고 처음으로 1년 휴식기를 가진 작년 바짝 속도를 냈어요."

생애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위대한 탄생’ 리더 최희선이 21일 서울 홍대 앞 연습실에서 자신의 ‘분신’인 기타들과 함께 포즈를 잡았다.

작·편곡한 연주곡 열두 곡이 담긴 앨범은 기타 줄을 튕겨 만들 수 있는 요리 중 최상품만 선별해 차려낸 느낌이다. 최희선의 기타는 젊은 로커처럼 포효하다('뱀')가 초저녁 산책길처럼 감미롭게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속지에는 노랫말 대신 각 노래의 분위기에 맞춰 '화보'를 실었는데, 첫 곡 '뱀'의 화보에선 구릿빛의 탄탄한 상체가 시선을 잡는다.

"원래 축구선수였어요. 축구 특기생으로 축구 명문 동북고에 입학했다가 기타에 푹 빠졌죠. 쉰이 되면 이루고픈 꿈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가 앨범 내는 것, 다른 하나는 록페스티벌에 나가서 상의를 탈의하는 거였죠. 운 좋게 올해 두 개가 다 이뤄질 것 같아요(웃음)."

1977년 데뷔한 뒤 '최헌과 불나비' '불새' 등 인기밴드에 몸담았고 93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에 합류한 최희선. 그에게 조용필은 빛이면서 그림자다. "기타가 좋아서 기타를 택한 죄지요(웃음). 음악인생에 엄청난 도움을 준 것도 부정할 수 없어요." 62년산(産) 펜더 기타로 연주한 애잔한 블루스곡 '사운드 오브 문'은 조용필을 위해 만든 노래다. 이 노래 부제 '3.21'은 조용필의 생일이다.

최희선은 4월 13일 첫 콘서트 준비에 한창이다. 공연장도 연주인생을 시작한 이태원(용산아트홀 대극장)이다. "2집은 산타나처럼 노래 잘하는 가수들에게 피처링을 부탁하려고 해요. 3집은 정말 완전한 밴드로 가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