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가 만들어 인터넷에 배포한 동영상 '백년전쟁'에 대해 전문가들은 "잘못된 팩트(fact)와 악의적인 해석으로 역사를 왜곡한 영상물"이라고 지적한다.
①한국 현대사가 '독립'과 '친일'의 전쟁?
이 영상물은 한국 현대사 100년이 '레지스탕스(저항 세력)'와 '콜라보(협력 세력)'의 전쟁이라는 논리를 제시하지만, 대한민국 건국 세력을 폄훼하려는 흑백논리적 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영상물이 '레지스탕스'로 분류한 인물 중 이범석은 대한민국 초대 국무총리가 됐으며, 역시 '레지스탕스'라는 여운형은 친일 논란에 휩싸여 있다.
②이승만 대통령이 친일파?
영상물은 이승만이 '친일파'이자 '반역자'였다는 주장을 하지만, 역시 자료 왜곡이라는 지적이다. 1916년 '호놀룰루 스타 불레틴'지(紙) 기고문을 인용하며 '반일 감정을 일으킬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처럼 묘사했으나, 실제로 이승만은 "하와이 한인 학교는 일본인에 대한 증오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한 뒤 "일본인들은 한국인이 한 민족으로서 권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요구했다.
③이승만이 독립 자금 횡령?
이승만을 독립운동 자금을 가로챈 '죄질 나쁜 횡령범'으로 묘사한 것은, 당시 반(反)이승만 세력의 일방적인 말만 받아들여 사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승만은 그 돈을 횡령한 것이 아니라, 한인기독학원과 인하대학교 설립 등에 사용했다는 연구가 축적돼 있다.
④박정희의 경제성장은 미국의 작품?
영상물은 미국의 '프레이저 보고서'를 인용해 박정희의 수출 주도형 전략이 미국에 의한 것이었다며, 박정희를 미국의 꼭두각시처럼 묘사했다. 그러나 당시 개도국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각국 경제정책의 세부 사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없었기 때문에 잘못된 분석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영상물은 '한국 정부는 확고한 신념으로 경제를 주도해 신뢰를 얻었다'는 '프레이저 보고서'의 지적은 누락했다.
⑤경제개발 계획은 숟가락만 얹은 것?
박정희 시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이전에 다 만들어진 것이라는 영상물의 지적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당시 개도국마다 경제개발 계획을 유행처럼 세웠는데, 문제는 계획 자체가 아니라 그걸 시행할 수 있는 리더십이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