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을 받아온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오정현(57) 담임목사가 18일 0시부터 6개월간 설교를 하지 못하게 됐다. 또 “박사학위 2개를 모두 포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오 목사 표절 의혹을 조사해온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당회는 17일 “오 목사가 부적절한 언행과 처신으로 성도와 한국 교계·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6개월간 자숙하며 반성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회는 또 “1998년 담임목사가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에서 딴 박사학위 논문은 여러 종의 저서를 일부 표절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오 목사는 앞으로 6개월간 설교를 하지 못하며, 목회자 사례비(목사가 받는 급여)의 30%를 자진 반납한다. 당회는 장로교에서 교인을 대표하는 의결기구다.

오 목사는 “잘못을 회개하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오 목사가 진행해온 3000억원 규모의 교회 신축 공사는 그대로 진행된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은 것은 ‘신앙의 모범’으로 인정받아온 사랑의교회의 ‘상징성’ 때문. 1978년 이 교회를 설립한 고(故) 옥한흠(1938~2010) 목사는 지금도 가장 존경받는 목회자로 첫손에 꼽힌다. 그 후임자가 윤리 문제로 당회로부터 최초로 공식적 ‘견제’를 받게 된 것이다. 교회 한 내부 인사는 “오 목사와 관련, 압력 행사, 말 바꾸기, 논문 바꿔치기 등 추문이 겹치며 일부 교인과 당회원들의 마음이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6개월 설교 자숙’ 결정은 당회가 구성한 ‘대책위원회’가 당초 “1년 정직과 2년 추가 유예기간 뒤 교회의 재신임을 묻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데 비해서는 약화된 결정이다.

이와는 별개로 오 목사의 새로운 표절 논란도 제기됐다. 교계언론은 15일 오전 “오 목사가 2005년 미국 바이올라대 박사 논문도 1998년 논문을 65% 자기복제한 표절”이라고 보도했다. 오 목사 측 관계자는 “오 목사가 입장문에서 ‘두 학위를 모두 내려놓겠다’고 한 것은 ‘둘 다 포기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번 논란 과정에서는 옥 목사의 장남 옥성호(46·국제제자훈련원 출판본부장)씨가 생전 옥 목사가 교회 건축과 목회 방식에 대한 질책을 담아 오 목사에게 보낸 편지 등을 공개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