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런던(캐나다), 김희선 기자] "시즌을 준비하면서 점프가 편해졌다고 느꼈다".
'교과서 점프'를 구사하는 '점프의 정석'다운 답변이었다. 김연아(23)에게 있어 점프는, 이제 편안함과 동의어가 됐다.
김연아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서 기술점수(TES) 74.73점 예술점수(PCS) 73.61점을 받아 148.34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69.97점을 더해 총점 218.3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종전 아사다 마오(205.45점)의 기록을 뛰어넘는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이었다.
쇼트프로그램 트리플 플립에서 석연찮은 롱에지 판정을 받은 것이 오히려 김연아를 자극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공백기 없이 시즌을 치른 선수들도 버거워하는 프리스케이팅을 실수 하나 없이 깔끔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클린으로 연기를 마무리하며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를 받았다.
프리스케이팅에 들어가는 7개의 점프 구성요소 하나하나가 모두 완벽했다. 플립과 러츠는 교본을 옮겨다놓은 듯 했고, 연결점프도 완벽했다. 김연아는 이에 대해 "시즌을 준비하면서 점프가 편해졌다고 느꼈다"며 "기술적으로 안정되고 실수가 줄어들면서 음악 안에서도 부담 없이 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공식연습에서도 김연아는 점프에서 좀처럼 실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프리스케이팅 전 연습에서는 '레 미제라블'을 가뿐히 클린하며 본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로, 김연아는 버드와이저 가든스에 꽉 들어찬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당히 모든 점프를 클린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김연아의 점프는 이미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른 선수들과는 높이와 비거리에서부터 차이가 확연하다. 도약부터 착지까지 완벽하고, 플립과 러츠의 경우 그 누구보다 정석으로 소화한다. 하지만 약 2년에 달하는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를 유지했을뿐만 아니라 '편해졌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클래스의 차이가 아닐 수 없다.
한편 김연아는 "올림픽과 비교해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훈련도 힘들었지만 예전만큼 무거운 마음은 아니었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임한 것이 훈련과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다"고 챔피언다운 감상을 전했다.
런던(캐나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