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서정 기자] 영화 ‘웜 바디스’가 ‘사랑에 빠진 로맨틱 좀비’라는 신선한 내용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웜 바디스’는 지난 14일 하루 동안 7만 7,100명을 동원, 누적관객수 8만 432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웜 바디스’는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좀비 R(니콜라스 홀트 분)이 우연히 아름다운 소녀 줄리(테레사 팔머 분)를 본 후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는 사상 최초, 좀비의 로맨스를 담은 작품.
사실 좀비영화는 국내 관객들에게 낯선 장르의 영화로 마니아들에게서만 환영받은 장르다. 앞서 국내에서 개봉했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와 ‘이블데드’, ‘새벽의 저주’, ‘28일 후’, ‘R.E.C’ 등이 저조한 성적을 보이며 사라진 것이 바로 그 증거다.
그러나 ‘웜 바디스’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77일간 이어졌던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 행진에 제동을 걸며 좀비영화의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웜 바디스’가 기존 좀비영화에 로맨스를 가미했지만 어찌됐든 좀비로 출발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1위는 꽤 의미가 있다.
‘웜 바디스’의 이 같은 성적은 영화 ‘연가시’의 흥행과 닮아 있다. 두 영화 모두 장르와 소재가 관객들에게는 익숙하지 않고 선호도가 낮아 좋은 성적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개봉 첫 날 의외의 결과물을 내놨다.
‘연가시’는 개봉 전 변종 기생충 연가시로 인해 벌어지는 감염재난 상황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기생충 감염재난 영화라는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장르로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감염상황이 벌어지지만 감염을 시키는 연가시의 모습 자체가 그다지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소재가 아니었기 때문.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러한 우려는 괜한 걱정이었다. 개봉하자마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정상에서 끌어내려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선 것에 이어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맞붙어서도 흥행몰이를 계속하며 개봉 17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 흥행에 성공했다.
‘웜 바디스’가 기생충 돌풍을 일으켰던 ‘연가시’처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좀비 신드롬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