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투표)'를 통해 새 교황을 선출하면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른다.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어 투표 절차를 계속해야 할 경우엔 검은 연기가 솟아오른다.
새 교황 선출 여부를 알리는 검은색과 흰색 연기는 각각 어떻게 만들어 내는 것일까. 교황청은 12일 교황 선출 여부를 알려주는 연기 색깔을 내는 방법을 공개했다. 그동안은 "연기 색깔은 몇 가지 성분을 섞어 만든다"고만 밝혀왔다.
교황청 발표에 따르면 흰 연기는 염소산칼륨, 유당(락토오스), 송진을 섞어 만든다. 유당은 각종 화학 성분이 담긴 카트리지(소형 용기)가 쉽게 탈 수 있도록 하는 연료 역할을 한다. 염소산칼륨과 송진이 반응해 흰색 연기를 낸다.
검은 연기는 과염소산칼륨, 안트라센(석탄을 고온 분리한 액체 콜타르 성분), 유황을 이용한다. 유황은 연료 역할이며 과염소산칼륨과 안트라센이 반응해 검은 빛깔을 낸다. 이런 방식은 불꽃 색깔을 내는 표준 제조법과 다르지 않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시스티나 성당에는 특별 화로 두 개가 나란히 설치돼 있다. 왼쪽 화로는 투표 결과에 따라 해당 카트리지를 넣고 연기를 피우는 데 쓴다. 2005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선출한 콘클라베 때 설치했다.
오른쪽 화로는 1938년 설치한 것이다. 추기경단이 사용한 투표용지를 태우는 데 쓴다. 화학 성분이 만드는 색깔 연기는 투표용지를 태운 연기와 서로 섞여서 성당 지붕까지 이어진 청동 연통을 통해 밖으로 나가게 된다.
과거에는 젖은 짚을 태워 검은 연기를 냈다. 하지만 연소 정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것이 단점이었다. 1958년 콘클라베 때는 회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혼동을 빚기도 했다. 화학 성분을 이용한 연기 방식은 2005년 콘클라베 때 처음 도입한 것이라고 교황청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