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박근혜(61) 대통령 취임식 당시 박 대통령의 곁을 그림자처럼 지킨 여성 경호원이 화제가 됐다. 청와대 경호실 소속인 그들은 현충원 참배부터 카퍼레이드까지 동행하며 남성 경호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 5일 만난 김진환(52) 용인대 경호학과 교수(학과장)에 따르면 용인대 경호학과에 대한 여학생 지원자의 관심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호에 필요한 게 무도나 호신술만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호는 VIP 동선이나 일정 등과 맞물려 오래전부터 계획됩니다. '두뇌 경호'란 말도 그래서 나왔죠. 경호 설계 측면에선 여성도 뛰어난 자질을 발휘합니다. 실제로 우리 학과도 학년당 여성 신입생이 10명 이상이에요. 여성으로는 파격적 승진으로 경호계의 주목을 받았던 이용주 ADT캡스 경호팀장 등이 우리 학과 졸업생이죠."

무도 실습에 한창인 용인대 경호학과 재학생들.

용인대 경호학과 수업은 이론과 실습으로 나뉜다. 이론 강의로는 '경호학개론' '경호인성교육' '경호경비발달사' '경호경비기획론' 등이 개설된다. 실습은 대부분 유도·태권도 등 무도 수업으로 진행된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13학년도 현재 용인대 경호학과 커리큘럼 중 이론과 실기 강의의 비중은 6대4로 전자가 약간 높다. "경호학 석·박사 코스가 존재하는 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해요. 혹자는 '경호하는 데 박사 학위까지 필요하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호는 사전 연습에 의해 기획돼요. 사설업체 소속 경호원은 민간인과 똑같이 법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VIP를 보호해야 하므로 법 체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하고요. VIP를 밀착 수행하려면 에티켓·인사예절·걸음걸이는 물론, 외국어까지 모든 방면에 능통해야 하죠. 이 모든 게 꾸준히 공부해야 체득되는 전문 지식입니다."

용인대 경호학과 재학생은 학과 수업 외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경호 활동에 필요한 제반 지식을 익힌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신입생은 의무적으로 2개 동아리에 가입해야 한다. 하나는 유도·태권도·용무도·검도 등 무도 동아리. 나머지 하나는 외국어·공무원시험·경비지도자(국가공인자격증) 준비 스터디 그룹 중 택할 수 있다. 현장 체험도 재학생의 호응이 큰 활동이다. "대통령 경호처를 비롯해 경찰·법원·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각지에 우리 학과 졸업생이 진출해 있어요. 이런 곳에 재학생을 보내 '선배 명함 받아오기' 미션을 줍니다. 이 과정을 통해 대부분의 재학생이 선배와 현장을 둘러보며 친교를 나누죠."

졸업생은 대부분 직업 경호원이 된다. 하지만 일부는 경호학적 소양을 쌓아 다른 곳에 진출하기도 한다. "우리 학과 (석·박사 과정) 졸업생 중 (겸임)교수만 50여 명입니다. 교보그룹·기업은행 등 대기업 비서실에 근무하며 수행비서직과 경호직을 겸하는 경우도 있죠. 모로코 왕실 경호원으로 진출한 사례도 있고요. 튼실한 취업 실적 덕분인지 신입생 중 상당수가 중학교 때부터 '용인대 경호학과 진학'을 목표로 삼은 친구들입니다."

용인대 경호학과 모집 요강<2012학년도 기준>

●수시: 외국어성적우수자특별(3명·2대1), 예체능실기우수자특별(6명·11.3대1), 만학도특별(1대1)

●정시: '나' 군(남학생: 30명·3.47대1, 여학생: 8명·4.25대1)

주1)전형명, 괄호 안은 모집 정원과 경쟁률임.

주2)사회기여자자녀및배려대상자 특별 전형, 농어촌학생 특별 전형, 특성화고교출신자 특별 전형, 재외국민 특별 전형 인원은 제외된 수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