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영화 '신세계'(박훈정 감독)가 독특한 악당들 설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정재-최민식-황정민 못지 않은 이른바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연변거지들이 그 주인공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연변거지 캐릭터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데, 웃기면서도 한 순간 소름을 돋게 만드는 남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영화 '올드보이'의 유지태 경호실장과 '친절한 금자씨'의 전도사 등 다수의 영화에서 존재감을 과시해 온 베테랑 배우 김병옥, '부당거래'에서 마약중독자 멸치 역을 맡아 명품 감초 연기를 펼친 우정국,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세관 선원으로 등장한 박인수 등이 연변거지들로 분했다.

이 연변거지 패거리는 극 중 화교 출신의 골드문 2인자 정청(황정민)이 중국에서 불러들인 비장의 해결사들로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촌스러운 옷과 소품은 물론 빵빵 터지는 말투와 행동거지로 웃음을 책임진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들이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할 때는 더욱 등골이 오싹해진다.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은 이에 대해 "연변거지 캐릭터들이 어실어실한 느낌인데, 누가봐도 킬러 같아 보이면 처음부터 별로 안 무섭다. 오히려 그런 사람(연변거지 캐릭터 같은 인물)이 사람들 죽이면 더 섬뜩하고 무섭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빈거지들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연변에서 살지만 북한 탈북자 탈영병 설정이다. 이들은 거기서 활동하고 일처리를 하면서 죽음에 대해 둔감해진 사람들이다. 즉 죽고 사는 거에 별 감정이 없는거다. 또 한국에서 임무를 의뢰 받았을 때 이들은 일을 하러 간다기 보다는 놀러가는 느낌인 거다. 그래서 자기들 딴에는 되게 멋있게 하고 한국에 오는, 그런 캐릭터들이다. 웃기려고 의도했던 건 아닌데, 의도하지 않았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관객들이 연변거지가 나오기까지는 숨막히는 상황을 지켜보는데, 연변거지들이 뚝 등장하니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실제로 연변거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촬영이 진행되던 몇 달 동안 수염도 기르고, 손톱도 자르지 않는 등 거지 같은(?) 생활을 자처했던 김병옥, 우정국, 박인수는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 두세 겹을 껴 입어야 했던 연변거지 스타일의 고충도 감내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후에 제작 가능성이 있는 프리퀄에도 연변거지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관객 반응들도 있다.

한편 '신세계'는 개봉 11일만에 250만 관객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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