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층간소음피해자모임카페 관계자들이 층간소음 관련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한 세대 간 갈등에 관리사무소가 개입할 권한이 어디까지냐.", "우리가 얘기한다고 입주자들이 고분고분 따라 주겠나."

층간 소음 문제 해결에 대한 아파트 관리소장들의 고민은 깊었다. 부산시가 28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가진 층간 소음 갈등 해소를 위한 지역 아파트(300가구 이상) 관리소장 회의는 이런 고충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지난해 9월부터 부산시의 '층간 소음 민원 접수창구' 업무를 맡았던 조효정 주무관은 상담 사례 등을 설명하고, 차상곤 공동주택생활소음관리협회 회장이 '층간 소음 예방 및 관리 규정 개정 사례'를 상세히 소개했다. 차 회장은 "'층간 소음 관리 규정'을 만들고 주민 대표로 이뤄진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구성, 주민 간 갈등을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효정 주무관은 "먼저 주민이 서로 소통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산시 건축주택담당관실의 '공동주택 관리규약 개정'에 대한 설명과 환경보전과의 '공동주택 층간 소음 해결 방안'에 대한 안내 등 회의는 3시간가량 이어졌다.

이날 회의에는 관리소장 850여명이 참가했다. 부산의 300가구 이상 866곳 관리소장 중 98%가 참석한 셈. 부산시청 대강당 696석 좌석은 다 찼고, 벽에 기대서거나 바닥에 쪼그려 앉아 설명·안내를 경청하는 사람도 많았다. 곽동식 부산시 주택정책담당은 "당초 참석 예상 인원은 700여명이었다"며 "그만큼 층간 소음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라고 했다.

28일 오후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부산 지역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장 8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층간 소음 갈등 해소 방안 교육’이 열렸다. 부산시는 이날 의무 관리대상인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장들을 불러 층간 소음에 대처하는 법을 안내했다.

부산진구 전포동 세종그랑시아아파트(314가구) 박정배(44) 관리소장은 "층간 소음은 아주 보편적이고 고질적인 민원 사항이었다"며 "이번 회의 내용과 층간 소음 관리 규정 제정은 앞으로 '층간 소음 민원'이 적은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데 상당히 도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는 인터넷 카페 '층간 소음 피해자의 모임' 회원들이 층간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한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쳤다. 이 카페 회원 3명은 이날 '집에서 쉬고 싶다', '강제성 있는 소음 진동법을 만들어주세요', '층간 소음 아파트 팔지도 사지도 맙시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정오부터 3시간가량 시위를 벌였다. 인천에 사는 강규수(41)씨는 "다세대주택에 살면서 층간 소음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신경안정제 처방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이들을 보고 시위에 참여한 시민도 있었다. 2011년 6월 만들어진 카페는 현재 회원이 8480여명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매주 1번 이상 카페 회원들끼리 번갈아가며 1인 시위를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