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지도 서비스를 검색해본 적 있을 것이다. 요즘은 무선 인터넷 기능이 갖춰진 휴대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 지도 검색이 가능하다. 덕분에 처음 방문하는 장소에서도 교통·숙박·음식점·관광지 등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리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축·관리·분석하는 컴퓨터 기반 시스템을 가리켜 지리정보시스템(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이라고 한다. 지리정보시스템은 단순히 '공간에 대한 위치정보'만 알려주지 않는다. 지리적으로 참조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정보, 예컨대 △개별 동네는 어떻게 계획됐는지 △토지는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기반시설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원은 어떻게 이용되는지 등까지 살필 수 있다. 지리정보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지도 역시 전산화된 지 오래다. 그 결과는 지리정보시스템 툴(tool)에 적용돼 도시계획·토지관리·기상·교통·군사·판매관리 등 다방면에 활용된다.
지리정보시스템전문가는 각종 지리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후, 관련 관리 시스템을 분석·설계하는 직업이다. 이들은 지리정보의 체계적·효율적 운영을 위해 지하와 지표면, 지상 공간에 각각 존재하는 자연지형(산·강·토지 등)과 인공구조물(지하관로·도로·철도·건물 등)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디지털 정보로 변환한다. 또한 그에 관한 설계·구축 관련 전문 업무도 수행한다.
지리정보시스템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지도 제작(혹은 측지 측량)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업체나 시스템 개발업체 등의 민간업체에 취업한다. 국토연구원·건설기술연구원 등의 연구기관, 대한지적공사 등 공공기관, 혹은 국토지리정보원 등 정부기관에도 진출할 수 있다. 출신 전공으로는 지리(정보공)학, 도시·교통공학, 도시지역계획학, 측량학 등이 대표적이다. 간혹 정보처리 관련 학과 졸업자도 눈에 띈다. 측량및지형공간정보기사·측량기사·지적기사 등 관련 자격증을 따두면 취업에 도움이 된다. 지리정보시스템전문가가 되려면 수학·컴퓨터학·정보통신공학 관련 지식은 물론, 항공측량·원격탐사·공간분석·자료변환·데이터베이스관리 등의 지식도 갖춰야 한다. 지리 분야를 다루므로 공간 지각력과 분석력은 필수다. 공간에 대한 문제의식과 관심, 새로운 시각과 창의력도 필요하다.
국내에선 지난 1995년부터 수치지도 제작 업무를 시작으로 국가지리정보체계(NGIS)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대구 가스 폭발 사고, 공사로 인한 잦은 지하매설물(상하수도관·가스관) 파손 등으로 국가 차원 인프라 구축 부재에 대한 심각성이 제기된 데 따른 현상이다. 2013년 2월 현재는 제4차 기본계획(2010~2015)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토지정보시스템(LIS)이나 도시정보시스템(UIS) 등을 구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다방면의 지리정보시스템 활용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시설물 관리나 고객 분석 등에 지리정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늘었다. 금융사의 경우, GIS 활용을 통한 주·야간 인구 파악으로 지점 위치를 산정하는가 하면 출퇴근 고객과 상주 인구를 분석한 상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요즘은 3차원 GIS 기술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첨단 공간정보를 필요로 하는 분야는 앞으로도 계속 늘 전망이다. 이에 따라 향후 지리정보시스템전문가의 진출 분야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